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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말로 공동의 비전 펼쳐 대중 사로잡다

리첫 2009. 10. 13. 13:29

쉬운 말로 공동의 비전 펼쳐 대중 사로잡다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10-13 11:47:51]
 

 

■ “Yes, we can” 오바마 美대통령 명연설의 비결 살펴보니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놓고 미국뿐 아니라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탁월한 외교적 능력을 발휘했고 세계 민주주의 증진과 인종ㆍ종교 간 장벽을 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그가 아프간, 이라크 문제에서 난항을 겪고 있으며 북핵문제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탁월한 대중연설 능력만큼은 금세기 최고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연설의 비결을 살펴봤다.

 

신뢰감 있는 바리톤 음성…듣는이 공감
강렬한 인상 주는 슬로건ㆍ후렴구 활용
당선 후엔 사실 기반한 정책연설 펼쳐

 

오늘의 오바마 대통령을 있게 한 명연설의 시작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기조연설이다. 2300단어가 안되는 20분짜리 이 연설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구성원을 한데 끌어모으고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 클라이맥스가 된 부분은 “There is not a liberal America and a conservative America-there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re is not a Black America and a White America and Latino America and Asian America;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진보의 미국과 보수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입니다. 흑인의 미국이 따로 있고 백인의 미국이 따로 있고,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오직 여러 주들이 모인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입니다)”였다.

 

이에 대해 이유진 교수(외대 영문과)는 “당시 오바마는 사람들을 갈라놓는 관습 대신 공통의 가치 및 공통의 역사를 활용하여 통합을 강조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를 둔 오바마가 미국인들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공통의 가치와 꿈,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비전을 제시하자 전례없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이 연설이 끝나자 수많은 청중은 오바마를 ‘우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전 세계인을 향해 미국의 역할에 대해 “I will end this war in Iraq responsibly and finish the fight against Al Qaida and the Taliban in Afghanistan. I will build new partnerships to defeat the threats of the 21st century:terrorism and nuclear proliferation, poverty and genocide, climate change and disease. And I will restore our moral standing so that America is once again that last, best hope for all who are called to the cause of freedom, who long for lives of peace, and who yearn for a better future(저는 책임지고 이라크 전쟁을 종결시킬 것이고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싸움을 끝낼 것입니다. 저는 테러리즘, 핵 확산, 빈곤과 인종학살, 기후변화와 질병 등 21세기의 위협들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미국의 도덕적 위상을 회복하여 자유라는 대의를 위해 나선 사람들, 평화로운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 더 나은 미래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미국이 최후의, 최고의 희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뢰를 주는 바리톤 목소리로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미국이 하기를 원하는 역할을 언급함으로써 청중의 머리와 가슴을 사로잡았다. 또한 청중의 마음속에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슬로건과 후렴구를 만들어 활용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Yes, we can을 활용하여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감정적 호소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정책연설이 주를 이뤘다”고 ‘영어로 읽는 오바마 명연설문(길벗이지톡)’의 저자 이지윤씨는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당시 크고 작은 논란에 부딪혔다. 그때마다 그는 탁월한 연설기법으로 이러한 폭풍우를 헤치면서 자신의 명성을 지키고 굳건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수상 소식으로 미국사회가 분열양상을 보이는 지금, 연설의 달인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언행으로 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