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학생중심 학습으로 우수 인재 길러 |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9-10-22 11:10:26] |
■ 비상에듀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
외국어고등학교의 존폐 논란이 거세다. 외고가 수월성 교육욕구 해소 및 글로벌 인재양성이라는 긍정적 기능을 담당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극심한 학교 서열화 현상을 초래하여 사교육을 유발한 주범이라는 것이다.
외고문제로 대표되는 교육개혁,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핀란드 교육을 보면 길이 보인다는 주장이 있다.
최근 핀란드교실혁명(비아북)의 번역ㆍ해설을 담당한 박재원 소장(비상에듀 공부연구소장ㆍ사진)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자기주도 학습 실현에 교사는 안내자 역할
“핀란드 교실에서는 학생 중심의 자기주도학습이 실현되고 있다. 한국도 교실 수업이 달라져야 한다. 교사가 아무리 잘 가르쳐도 학생이 따라가지 않으면 학습 효율은 오르지 않는다. 핀란드처럼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사는 학생을 돕고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라고 박 소장은 말문을 열었다.
핀란드에서 수월성 교육과 평준화 교육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고 있을까. 핀란드는 적은 인구와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단 한명의 학생도 버릴 수 없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없고, 다만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못하면 도와주고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핀란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핀란드에서는 기초학교(초등학교ㆍ중학교)에서의 성적경쟁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시험을 보고 성적을 집계하고 분석하지만 서열을 매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험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수준에 맞게 관심사를 따라 스스로에 맞춰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대학수준의 수업을 진행한다. 우수한 학생은 2년반 만에 졸업하기도 하는 등 학생마다 자기 페이스에 맞춰 공부를 즐겁게 한다고.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나라가 된 이유는 뭘까. 철저한 학생중심 수업을 제공하고, 시험보다는 영어사용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적을 받기 위한 영어공부가 아니라 실제영어 사용중심의 수업을 진행한다. 성적보다 영어를 실제로 사용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은 맘껏 자기 의사를 표현하게 되고 실수를 해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학문으로 영어를 공부하기보다 언어로써 영어를 사용하게 되므로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영어교사의 역할은 원어민처럼 말하고 주입식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영어사용 환경을 만들어주고 영어를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공부는 학생 스스로 하고, 교사는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효율성이 높아진다”라고 박 소장은 설명했다.
핀란드 교육 철학은 실용이다. 수월성 교육과 평등성 교육이 있다고 했을 때, 우수한 학생은 더욱 수준 높은 교육을 받게 하고 떨어지는 학생은 자기만의 페이스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제공한다. 학교 간, 지역 간 격차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정 배경도 배움에 영향을 주지 않는 환경을 만들었다. 순수하게 학생의 노력에 따른 학력격차만 인정하면서 세계 최고의 학력을 보이고 있는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을 철저하게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동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