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학문의 권장>?
매일 지겹다. 살맛이 안난다. 우선 그 문제부터 시작해볼까?
그래서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복택유길)다. 1만 엔짜리 지폐에 들어있는 바로 그사람이다. 이 사람이 메이지시대의 베스트셀러 <학문의 권장>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한테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아무리 세사을 둘러보아도 인간이 동등하다는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는다. 사실 후쿠자와 자신도 그런 의미로 쓰지 않았다.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는 문장 뒤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이어져 있다.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넓은 인간세상을 둘러보면, 현명한 사람이 있으면 어리석은 사람도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유복한 사람도 있다. 그 모습은 하늘과 땅처럼 보인다. 왜 그럴까? 그 원인은 참으로 명백하다. ------현인(賢人)과 우인(愚人)의 차이는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하에 따라 생기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는 어려운 일도 있고, 간단한 일도 있다. 어려운 일을 하는 자를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명명하고, 간단한 일을 하는 자를 신분이 낮은 사람이라고 한다. 대체로 정신노동이나 관리직은 어렵고, 손발을 쓰는 육체노동은 간단하다. 그러므로 의사, 학자, 정부의 관리, 큰 상업을 하는 기업인, 많은 사람을 부리는 대지주 등은 신분이 높고 귀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빈부귀천(貧富貴賤)의 차이는 없다. 단 노력하고 공부해서 사물을 잘 아는 자는 귀인이 되거나 부자가 된다. 배우지 못한 자는 가난한 사람이 되거나 비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