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여러분들이 소학교(초등학교) 4학년 정도까지는 모르는 숙제를 부모님에게 물어보면 다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5학년 정도 되면 부모님은 이제 "혼자서 공부하여라"하거나 "선생님께 물어보거라"고 말할 뿐이다. 부모님들도 "소학교 5학녕 정도가 배우는 내용은 잘 모른다"는 점, 바꿔 말하면, "소학교 4학년 정도의 지식만 있으면, 어른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별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대개 소학교 5학년 이상은 장래 '비천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남들과 차이를 벌리기 위해 공부를 위한 공부, 혹은 시험을 위한 시험을 치루고 있다는 게 되지 않는가? 이러한 의문을 안고 공부해서 질리지 않는다면 그 편이 오히려 이상하다.
왜 공부한 사람이 훌륭해지는 것일까? 대부분의 경우 학교 공부가 실제 사회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왜 공부 따위를 하는 것일까? 공부는 장래에 기술자가 되려거나, 공부가 좋아서 하고 싶은 놈들만 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다. 사실 이것은 상당히 뿌리가 깊은 문제다.
일본의 근대는 에도(江戶:강호)시대가 끝나고 메이지유신(明治維新:명치유신)이 일어난 1868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1872년,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정부는 '학제(學制)'를 토대로 소학교를 전국에 많이 세워, 마침내 '의무교육'이라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이 의무교육은 영어 'Compulsory Education'을 직역한 것으로, 메이지시대에는 '강박교육(强迫敎育)'이라고 쓰기도 했다. 나라 안의 아이들을 '강박'해서라도 학교에 다니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번역하는 편이 여러분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후쿠자와는 1883년 <학문의 독립>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은 처음부터 강박법을 찬성하는 자로서, 전국의 아들딸들이 태어나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반드시 취학을 시켜야 하면, 취학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현재 일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게다가 "강박교육법처럼 반드시 정부의 권위에 의해 처음으로 행해지는 것"도 무두 포함해서 말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중요한 문제이므로 정부의 권위로 강제로 하지 않으면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까지 국민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