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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거야?(4)

리첫 2010. 2. 28. 11:15

나라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공부시킨다

 

앞에서 말했듯이, 후쿠자와 유키치는 <학문의 권장>에서 "공부한 놈은 훌륭하게 되고, 공부하지 않은 놈은 비천한 놈이 된다"고 썼다. 여기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점은 그의 주장이 당시로서 정말 획기적이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후쿠자와가 <학문의 권장> 1편을 발표한 때는 '학제'가 공포된 해인 1872년이었지만, 그로부터 불과 몇 년 전의 에도시대(토쿠가와 막부가 집권한 시대)는 '공부한 놈이 훌륭하게 되는' 시대가 아니었다.

 

에도시대는 어떠했을까? 그때는 기본적으로 "무사의 아들은 무사, 상인의 아들은 상인, 농민의 아들은 농민이 되고, 여자는 같은 신분의 사람과 결혼한다"는 원리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었다.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상관없었다. 부모의 신분에 따라 자식들의 신분이나 장래의 직업도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사회였다.

 

후쿠자와가 일부러 <학문의 권장>을 쓰고,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그 책이 새로운 시대의 원리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에도시대가 끝나 신분제도가 폐지되어 '무사의 아들은 무사'라는 구조의 사회가 없어졌다. 그래서 후쿠자와는 <학문의 권장>을 썼다. 이제부터는 신분이 아니라 학문으로 경쟁을 하는 자유시대다. 부모가 농민이라도 공부만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때문에 이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것은 얼핏 좋은 사회가 된 것처럼 보인다. 공부는 좋아하지 않지만, 부모의 신분으로 자신의 미래가 결정되어 버리는 사회는 더더욱 싫다. 그것보다는 공부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로 미래가 정해지는 쪽이 차라리 더 나을 것처럼 여겨진다. 지금은 쓸데없어 보이는 학교 수업과 수험공부도, 장래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선택하는 자유와 바꾸는 것이라면, 참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면, 일본정부는 그러한 기회를 모든 국민에게 주기 위해서 의무교육 제도를 만들었을까? 확실히 1872년에 현재 학교제도의 기본이 되는 '학제'를 발표했을 때, 정부는 '학문은 출세할 수 있는 재산과 자본'이라고 외치는 문서를 함께 발표하였다. "학문은 입신양명의 밑거름이다. 그러므로 학교에 가시오"라는 식으로. 그러나 생각해보면, 공부해서 출세를 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부모의 뒤를 이어 농민이 될 것이므로 공부 따윈 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은 사람만 학교에 가면 된다. 나라 안의 모든 아이들을 강제로 학교에 다니게 할 필요는 없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