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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1)

리첫 2010. 4. 25. 11:41

에도(江戶)시대의 교육

 

일본의 근대화라고 해도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에도시대의 산업이나 경제, 기술, 군사, 행정 등 여러 가지 제도가 새롭게 바뀌었다. 그것을 전부 설명하는 것은 좀 무리다. 따라서 여기서는 학교교육의 근대화에 대해 말해 보려고 한다. 일본의 학력사회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는가를 알면 현재 일본의 상황을 재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메이지(明治)시대부터 일반 민중에게도 의무(강박)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에도시대에는 교육이 없었단 말인가? 있기는 있었지만 에도시대는 지금과는 기본적인 구조가 다른 사회였으므로 교육이나 학교의 형태가 달랐다.

 

우선 앞에서 반복된 것처럼, 에도시대에는 농민의 자식이 무사나 상인이 되기 위해 공부해도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농민으로 정해져 있다면, 어려운 산수나 읽기, 쓰기 따위를 배우는 것보다 벼 심기라든가 잡초 뽑기를 배우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에도시대 교육의 제일 커다란 부분은 학교에 가는 것 보다 '부모의 일을 거드는 것'이었다. 농민의 자식이라면 부모와 같이 논을 손질하고 수확한다. 상인의 아이라면 역시 부모의 가게 일을 돕는다. 그렇게 해서 부모가 하는 일을 배워가는 것이 '교육'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을 지금의 사회에 적용해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여러분이 'OO상사 영업담당'의 아들'이라고 한다면, 장래의 여러분도 'OO상사 영업담당'이 되는 것은 정해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뒤를 따라다니며 영업하면서 명함을 건네는 법이라든가 인사나 접대의 방법 등을 배우는 것이 '교육'일 것이다. 여자 아이라면 장래에 '무사의 아내'나 '농가의 마나님'이 되는데 유용하도록 자기 어머니의 일을 도와야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지금의 교육과는 정반대로 완전히 실생할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부모의 신분으로 자기 자신의 미래가 정해지는 것과 일치하고 있다. 요즘 교육은 결과적으로 실생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것은 자신의 장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어디까지나 가능성이지만)이 있다는 것과 맞바꾸는 측면이 있다. 어느 편이 좋은지는 상당히 판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