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金奎植)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부주석을 역임했던 김규식은 언더우드 학당을 마치고 서재필이 경영하는 “독립신문”에 잠시 근무하다가 서재필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로어노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 언더우드의 비서로 있으면서 YMCA 학생부 간사 및 교사, 경신학교 교사 및 교감, 배재전문 영어강사, 연희전문 강사를 지내다가 1913년 중국 상해로 망명했다. 저서: 실용영어<Practical English:1945>, 영시-양자유경<楊子幽景, The Lure of the Yangtze:1945>
김규식의 영시--양자유경: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일본의 항복 직후에 쓰여진 “양자유경”은 상해에서 남경, 한구, 중경까지 양자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그 주위의 경관과 그 주변의 역사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시켜 읊은 것으로, ‘In Memoriam Victoriae전승을 기념하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개화기에 영어를 배운 한 선인이 영어를 어느 정도 어떻게 구사했는지를 살펴보는데도 참고가 되겠기에 “양자유경”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Apology란 이름이 붙은 저자의 서문의 앞부분에서,
The author claims no great intimacy with the Muse, and this is not intended to be even a rash attempt at any kind of poetical flourish. At best it is only a feeble effort to express in some articulate form the many musings the writer has often had in his several trip up and down the vast, deep, meaningful, even-luring, mighty Yangtze.
In conformity with its great length, what a long and crowded history of its land and people it carries in its ceaselessly flowing bosom!(해설: 저자는 시의 여신과 친밀한 교감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분수 넘게 화려한 시적 문채를 구사하려는 의도는 당초부터 없었음을 밝혀둔다. 기껏 한 것이, 광막하고 깊디 깊으며 의미장중하여 언제나 사람의 영혼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양자강을 몇 차례 오르내리면서, 그 때마다 음절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한 어설픈 작품에 불과하다.
웅장한 양자강의 길이를 따라 닮았고, 끊임없는 그 흐름의 품속에서 자란 이 땅의 사람들의 역사는 얼마나 장구한가, 얼마나 다사다난한 것인가!)
(2) 제1장 “The Entry to Shanghai 상해로 들어가는 강어귀”의 첫 부분.
Heave, Ho! Heave, Ho! Pull me the mainsail up,
Add a Flying jib to foremost there.
Wind is fav'ring us; we've got the cup!
Deck 'The lady of the Sea' with care,
Schooner proud is she, as we of her,
Having won a race six thousand miles.
Traversed she the ocean, nor did err
Through typhoons and South Pacific isles.
Now we've reached the last lap of the race:
When anon we dock her at Shanghai,
Wat applauding throng she'll have to face!
"That's a record!" shouts each passer-by.
Heave, Ho! Heave, Ho! Just look. here we are
At the mouth of mighty Yangtze come
어여차, 어여차! 돛을 올려라!
펄럭이는 삼각돛도 앞 돛대에 올려라!
바람은 우리편, 우승컵은 우리 차지
‘바다의 귀부인’을 곱게 단장하라.
워낙 훌륭한 이 범선은 우리의 자랑
6천 마일 경주에서 선두를 지켜왔다.
태풍을 헤치고 무사히 남태평양 섬들을 지나,
이제 우리는 마지막 물길 앞에 이르렀거니
곧 상해에 정박하면
군중은 우리 ‘바다의 귀부인’에게 얼마나 열렬한 환호를
보낼 것이랴.
길손들은 외치리라 “대단한 기록이다!”
어여차, 어여차!
보라 우리는 지금
광대한 양자강 어귀에 와 있다.(자료 출처: 우사연구회에서 2000년에 발행한 “양자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