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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속독의 슈퍼브레인--<40> 오솔길과 고속도로

리첫 2016. 3. 2. 15:08

영어속독의 슈퍼브레인--<40> 오솔길과 고속도로

 

영어 전용 언어중추 회로가 아주 없거나 아주 미약한 토종 한국인의 시냅스 길은 깊은 산 속의 험한 오솔길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길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영어가 많이 왕래하면 왕래할수록 점점 반듯하고 넓어져서 나중에는 커다란 덤프트럭도 쌩쌩 지나갈 수 있는 널따란 고속도로로 변신한다.

 

그러나 한방에 길을 뚫을 수 있는 기적의 알약이 나오지 않는 한, 영어가 다니는 시냅스 길을 넓히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의 왕래가 잦아지면 길이 넓어지고, 왕래가 적어지면 있던 길도 사라지듯이 영어가 다니는 시냅스 길도 학습 방법에 따라 오솔길에 머물 수도 잇고 고속도로가 될 수도 있다.

 

영어 전용 언어중추를 비롯한 뇌의 모든 시냅스는 같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자주 접하면 접할수록 결합력도 강해지고 숫자도 늘어난다. 시냅스는 정보가 통과할 때 더욱 단단히 결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사용할수록 단단해지는 근육과 같아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 새로운 시냅스가 생겨나고 아무 것도 배우지 않으면 있던 시냅스도 약해지고 없어진다.

 

최근 서울대 생명과학부의 강봉균 교수팀은 어떤 지식이나 사건에 얽힌 기억을 떠올릴 때 시냅스에서 기억 저장 부위가 풀렸다가 다시 결합하는 과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억된 정보를 꺼낼 때는 시냅스를 단단하게 연결한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시냅스가 풀리고 저장돼 있던 기억이 표출된다. 결국 모든 학습은 이러한 시냅스의 작동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영어실력 역시 언어중추의 시냅스 강화 가정을 통해 발전한다. 그러니 ‘50일 만에 영어가 된다’라는 식의 허황된 미신은 지금이라도 당장 떨쳐버려야 한다. 50일 만에 영어가 된다는 것은 더도 덜도 말고 딱 그 50일 동안 노력한 만큼만 영어가 된다는 뜻일 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