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속독을 위한 슈퍼브레인--영어 임계량
만약 자신이 마라톤에 적합하지 않다면 단거리 경주나 탁구나 야구나 격투기로 종목을 바꾸어 성공하면 될 일이니 너무 자책하지는 말자. 영어를 못해도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종목의 달인이 되어 영어고수를 고용하면 된다. 그러나 일단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든 학습에는 ‘임계량’이라는 것이 있다. 임계량이란 핵분열 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질량을 뜻한다. 핵폭발이 일어나려면 연료봉이 7개 있어야 한다. 6개까지는 폭발을 북돋는 역할만 하고 7개가 돼야만 핵폭발이 일어나는 것이다. 공부든, 사업이든, 연애든, 운동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이 개념을 모르는 사람들은 수박의 겉만 핥은 채, 수박은 맛이 없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만다. 하지만 수박의 핑크빛 속살만큼 달고 시원한 것도 없다.
영어를 좀 한다는 분들은, 며칠 전만 해도 그저 골칫거리로만 느껴지던 영어가 어느 날 갑자기 좀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는 달콤한 임계량 계단을 한 칸 올라선 것이다. 임계량은 계단처럼 점진적으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 그런데 영어의 임계량 계단은 구조가 좀 특이하다.
영어의 세계에 발을 들인 모든 학습자는 우선 임계량의 계단 맨 아래 칸에서 고수의 세계로 가는 배를 타야 한다. 영어고수가 되는 유일한 길은 이 배를 타는 것뿐이다. 그런데 영어의 세계에서는 노력하는 만큼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그리고 계단 한 칸을 채울 만큼 비가 충분히 내려야만 노를 저어 한 칸씩 계단을 오를 수 있다.
공부를 집중적으로 많이 하면 비도 많이 내리기 때문에 좀 더 빨리 고수가 될 수 있지만 중간에 비를 멈추면 고수가 될 수 없다. 만약 중간에 공부를 게을리 해서 비가 멈추면 빗물이 증발하고 수위가 낮아져서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심한 경우, 맨 아래 칸부터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어는 그래서 10년 동안 매일 1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 차라리 6개월 동안 하루에 8시간을 바싹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실제로 영어 고수 중에는 매일 1시간씩 10년을 공부했던 사람들보다 집중적인 학습 기간을 거쳤던 사람들이 훨씬 많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단 고수가 되면 비를 내리기 위해 전처럼 힘들게 발버둥치지 않아도 강력해진 영어 전용 언어중추 덕분에 영어의 세계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