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달인전(200년전 이땅의)--현공렴(玄公廉)
초기에 많이 사용되었던 교과서는 “뉴 내셔날 리더스(New national Readers)”와 “초이스 리더스(Choice Readers)”였다.
한성영어학교ㅡ 배재학당, 흥화학교, 중동학교 영어강습소 등에서는 뉴 내셔날 리더스를 썼는데, 이들 교과서의 수요가 급증하였던 1920년대에는 서울 수송동 83번지에 있던 활문사서점(活文社書店)에서 일본 도쿄의 쇼비도(鍾美堂) 간행본을 수입 판매하였으며 권당 가격은 다음과 같았다.
초이스 리더스 제1권 (70전)
제2권 (82전)
제3권 (95전)
제4권 (1원 60전)
제5권 (1원 25전)
내셔날 리더스 제1권 (37전)
제2권 (65전)
제3권 (85전)
제4권 (1원 60전)
제5권 (2원)
일본 문부성(文部省)의 검정교과서이기도 했던 이 교과서들의 해석본으로 “신정(新訂) 초이스 독본독해(讀本讀解)”(40전)와 뉴 내셔날 리더스의 주해서인 현공렴의 “영조자전독습(英朝字典獨習)” 제1권과 제2권이 대창서국(大昌書局)<*서울 낙원동 132>과 현공렴이 경영하던 광동서국(光東書局)<서울 관수동 3>에서 35전씩에 판매되었으며, 현공렴의 “내쉬넬 독본”도 발행되었다.
현공렴은 학부(學部) 번역관, 한성외국어학교의 부교관을 지내면서 개화기의 교과서를 편역한 현채(玄采:1856-1925)의 아들인데, 1895년에는 일본의 구마모토(熊本) 현에 유학하고 1906년에는 한성사범학교의 교관으로 보직한 뒤 광동서국을 경영하였다.
반즈(Charles J. Barnes)의 뉴 내셔날 리더스(*New York: American Book Co., 1884)는 미국의 초급학교용이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890년대의 일본에서는 제5권을 해독하는 사람에게는 월급 100원(당시 대학교수 초봉)을 주고 채용한다는 정도로 수준 높은 교과서였다.
이 책으로 영어를 배웠던 사람들은 제1권의 Part I에 바둑이가 달리는 그림 밑에 “It is a dog.”라고 적혀 있던 것을 기억하리라.
미국의 국가관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데 주안을 두고 편찬된 이 책을 교과서로 채택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은 육영공원(育英公院)과 배재학당(培材學堂)에서 가르친 미국 교사들이었으며, 이들은 개화 초기에 있어서 영어 교과서의 패턴을 만들어 놓았는데, 허치슨(W. Du Flon Hutchison), 핼리팩스(Thomas Edward Hallifax), 프램턴(G. Russel Frampton) 등의 영국인 교사들이 미국 교과서로 가르친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처음에 나오는 어려운 낱말을 첫머리에 내세워 뜻을 풀어놓고 매 과목의 끝에는 “독해 지침(Directions for Reading),” “언어학습(Language Lessons)” 등을 곁들인 것이 특색인데, 저자는 “서문”에서 지금까지 나온 어떤 교과서보다도 젊은이들에게 즐겁고 흥미 있는 내용으로 엮었다고 피력하고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