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읽기 공부법--통째로 복사되는 궁극의 독서법, 7번 읽기 원리
단순한 ‘인지’에서 명확한 ‘이해’로
갖가지 분야의 지식이나 정보를 접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모르는 것은 이해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하면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이해아닌가요?”
“모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 아무리 공부해봤자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다음 문장을 읽어보기 바란다.
‘철수가 영희에게 꽃을 주었다.’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철수라고 하는 남자아이가 영희라고 하는 여자 아이에게 꽃을 주는 장면이 눈앞에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만일 앞 문장에서 쓰인 ‘철수’가 전형적인 남자 아이의 ‘영희’가 여자 아이의 이름이라는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문장을 읽고 그림이 바로 그려졌을까? 여성은 꽃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약간 상투적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통용되는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어떤 문장을 이해할 때는 반드시 그 내용에 관한 얼마간의 예비지식이 전제되어 있다. 비록 본인이 명확하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즉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이해하기 전에는 우선 인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인지와 이해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문장을 보고 ‘이런 말이 쓰여 있다’라고 시각적으로 감지하는 것은 인지이다. 반면에 문장에서 이미지를 끄집어내고 의미를 간파해 메시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이해이다.
이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처음 만나는 상황과 비슷하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바로 그 사람을 이해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해를 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처음 만난 상대방과 바로 친구가 되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당연히 어렵다고 느껴지고 내팽개치고 싶어진다.
대체로 우리는 단번에 친구가 될 수 없다. 처음에는 그저 ‘아는 사이’일 뿐이다. 인지란 이렇게 서로 아는 사이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씩 머릿속에 정보를 집어넣고 책에 적힌 문장과 아는 사이가 되어 가는 셈이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문장과 친밀감이 형성된다. 어려운 문장도 이미 처음 읽기에서 본 상태이기 때문에 ‘아까 읽었던 문장이다’라고 인지할 수 있다. 읽기 횟수를 거듭할수록 인지의 빈도는 늘어나고 아는 사이에서 점점 친 한 ‘친구 사이’로, 나아가 신뢰할 수 있는 ‘절친한 사이’로 가까워진다.
7번 읽기는 책과 절친한 사이가 되기 위한 작업이다. 우선 인지한 후에 그것을 이해로 연결시키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30분×7번’, 저절로 기억된다
7번 읽기에서 1회당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나는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1회당 30분 정도로 읽는다. 이것은 결코 속독이 아니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빨리 읽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단순한 통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에 읽기를 끝낼 수 있다.
7번 읽기에서는 매회 사이에 쉬는 시간을 두지 않고 읽기를 추천한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다음 회를 읽으면 머릿속에 정착이 빨라진다. 나도 학창 시절에 시험공부를 할 때는 각 읽기 사이에 가능하면 시간을 두지 않았다. 7번 읽기를 하루 안에 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사회인이 되면 독서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통독은 매회 30분에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도중에 끊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다.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천천히 1번만 읽을 때를 가정해보자. 도중에 읽다가 그만두기라도 하면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하고, 앞부분의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미 읽었던 페이지를 다시 읽으면서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반면에 7번 읽기는 매회 걸리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매회 30분에서 1시간씩 하루 1번의 속도로 읽으면 딱 1주일에 7번 읽기를 할 수 있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1주일 동안 7번 읽기로 다 읽는 다면 총 소요 시간은 보통 읽기를 1번 할 때와 거의 비슷하거나 어쩌면 조금 짧은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7번 읽기는 반복해서 통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보통 읽기 1번보다 기억에 훨씬 잘 정착된다.
읽을 때는 잔뜩 기합을 넣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읽는 만큼 신경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도리어 잡념이 된다. ‘책을 펼치고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 자체가 읽기다’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훑어보도록 하자.
특히 첫 번째로 읽을 때는 문장을 쫓아가기에도 벅찰 수 있다. 모르는 부분은 다음에 다시 읽으면 되기 때문에 의미가 파악되지 않더라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때는 소제목만을 훑어보는 보조읽기 1회를 추가하면 좋다.
☞ 책에 적힌 문장을 이해하기 전에 우선 문장과 ‘아는 사이’가 되자.
☞ 책을 읽을 때는 ‘빨리’ 그리고 ‘가볍게’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