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해? 그럼 글로비쉬로--1500단어로 할말 다하는 글로비쉬
글로비쉬란 무엇인가?
글로비쉬는 새로운 언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 글로비쉬는 영어를 대체해서 사용하는 간편한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글로비쉬로 방대한 지식에 접근하거나 문학작품을 읽는 등의 기쁨을 맛볼 수는 없다. 단지, 복잡하지 않은 실제 대화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글로비쉬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용되는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내사 글로비쉬를 소개하는 목적도 간단하다. 글로비쉬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글로비쉬는 1500단어만 사용한다
글로비쉬에 필요한 어휘는 1,500단어뿐이다. 그 이상은 전혀 필요치 않다. 글로비쉬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1,500개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글로비쉬가 영어에 가까울수록,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지구촌 언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아무리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도 극소수의 단어만 사용해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런 적은 수의 단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사실 1,500단어는 풍부하다 못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850단어만 있어도 당신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5세~7세 아이들이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이런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이나 사실을 정확히 표현한다. ‘풀은 왜 녹색일까? 하늘은 왜 파란색일까? 왜 라디는 두 가지 색을 띌까?’ 이런 아이들이 어른들과 대화를 나눌 때, 1,500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가?
영어권 국가에서 오랫동안 체류했다가 귀국한 프랑스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프랑스에서만 계속 산 사람들은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매번 “그 단어가 뭐였더라...?”하고 묻는 게 짜증날 테니까 말이다. 이럴 때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대부분 1,500개 미만이다. 하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즉,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어휘력이 많이 취약해진 것이 사실이나, 어쨌든 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를 확장하는 방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해 낸다.
프랑스에 여향 오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예는 어떤가? 40여개 안팎의 짧은 프랑스어를 사용해서 문제없이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는가. 어휘는 취약할지 몰라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먹고 자고 여행하는 데 별 문제없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