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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중심의 영어학습법--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

리첫 2017. 2. 19. 20:04

소통 중심의 영어학습법--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입학하고 처음으로 들어간 영어회화 수업에 약간의 긴장과 그리고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자연계였지만 고등학교 때 불면증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이 어려워 수학을 거의 포기한 대신 그렇게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영어 단어 암기에 많은 시간을 썼다. 그 덕분에 수능영어에서도 꽤 높은 점수를 얻었었다. 이 정도면 그래도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높은 점수=실력) 그래도 어느 정도는 외국인과 대화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영어 회화 첫 시간을 맞이했다. 교수님께 인사드리려 했을 때 잠시 머뭇거렸다. 인사로 How you are? 혹은 How are you?인지 헷갈리는 것이었다. 입으로 How you are?와 How are you?를 몇 번 되뇌어 보아도 둘 중 어느 것이 맞는지 전혀 감이 안 왔다. 그때까지는 How you are나 How are you나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저렇게 나오는 문장은 인사하는 의미라고 알고만 있으면 문장을 해석하고 답을 고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말을 하려고 하니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재미교포인 교수님(나중에 교수님이 한국말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2달 뒤에나 알았다.)이 하시는 말씀을 거의 못 알아들었다. 교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천천히 말씀해 주셨지만 내가 보기에 거의 원어민 수준인 몇 여학생들(알고 보니 재미교포였다.) 빼고는 반 친구들도 거의 못 알알아듣는 눈치였다. 수업 마치고 우리는 영어를 유창하게 했던 학생에게 ‘교수님 뭐라고 하시노? 그래서 숙제는 뭐꼬?’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날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영어라는 것은 단어와 문법을 암기해서 답을 잘 찾아내는 과목이었는데 갑자기 외국인을 만나서 알아듣고 대답해야 하는 과목으로 바뀌어버렸다. 그전에 열심히 해왔던 것들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왜 나는 알아듣지 못하고 말하는 것도 겨우 단어를 나열하는 수준밖에 안 되는가?’라는 심한 자괴감이 왔다. 학교 교정을 걸으면서 이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인가?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나름 영어를 다른 과목보다 많이 공부했고 또 국가가 인정하는 수능에서 영어 점수가 괘 높지 않았던가? 그러다가 영어를 못하는 나라는 유독 한국과 일본이고 핀란드의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영어를 아주 잘한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만약에 핀란드에서 태어나서 학교를 다녔다면 영어를 잘했을 것이다. 어디에서 교육을 받았는가에 따라 결과가 차이가 난다면 그것은 시스템의 잘못이지 개인이 잘못은 아닌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 그렇구나. 내 영어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수 없는 교육시스템의 문제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때부터 왜 한국 사람과 나는 영어를 못하는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료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 자료들에 내 경험을 좀 더 덧붙여서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