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중심의 영어학습법--올바른 언어 습득의 동기
앞에서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외부적 동기부여의 실패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다. 언어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뇌가 어떻게 언어를 습득하는지에 대해서 이제 당신은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뒷부분의 ‘외국어를 습득하는 구체적 방법’을 알고 나면 정말 외국어 학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당장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면 수백 종의 외국어 학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정보들은 당신의 외국어 학습에 영향을 못 미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에게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매우 힘든 노동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자신의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부자연스럽게 억지로 주입되어 ‘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적 동기 부여--사람과 소통 & 세상에 대한 호기심
내부적 동기 부여는 어떤 기술을 배울 때 그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만족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그 기술을 자발적으로 그 기술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 기타를 배우는 사람이 있다. A씨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기타를 치는 사람이고 B씨는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다. A씨는 외부적 동기(여자에게 인기 있고 싶다)에 의해서 기타를 배우는 사람이고 B씨는 내부적 동기(기타 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에 의해서 기타를 배우는 사람이다. 장기적으로 어떤 사람이 기타를 오랫동안 배워서 잘 칠 것 같은가? 당연히 내부적 동기로 기타를 배우는 B씨가 가타를 잘 칠 것이다. 우리 주변에 어떤 것을 잘하는 사람은 그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을 잘 설명한 말이 ‘머리 좋은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열심히 하는 사람도 결국에는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왜냐하면 즐기는 사람은 그 일 자체가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외부적 동기로 하는 머리 좋은 사람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시간과 열정을 쏟기 때문이다. 아... 물론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기타를 쳤다가 기타 자체에 매력에 빠지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어떤 분은 ‘그럼 나는 외국어 못 배우겠네요. 저는 영어가 너무 싫어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미 당신은 한국어를 잘 배웠고 한국어 원어민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가 간난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것을 보면 그렇게 쉽게 배우는 것 같지 않다. 계속해서 못 알아듣는 말을 들어야 하고 잘 못 하는 발음을 계속 연습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도 모국어 배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언어를 배우는 프로세스 안에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동기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내부적 동기는 언어의 목적과 동일하게 ‘사람과의 소통’과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다.
학생들에게 ‘영어가 재미있니?’라고 물어보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한다. 초등학교 95명에게 ‘영어는 내게 000이다’라는 질문에 36%의 학생들이 ‘지옥, 고통, 걸림돌, 하기 싫은 것, 왜 매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 쓰레기, 거부하고 싶은 언어, 악마, 평생의 감옥, 죽을 때까지 같이해야 하는 힘든 존재, 자유 빼앗기는 것, 스트레스’라고 대답한 기사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를 너무 어렵게 배운다. 단어를 외어야 하고 어려운 문법을 배워야 한다. 이렇게 배우는 영어가 재미있다는 것은 비정상일 정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소통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아무리 내성적인 사람이라도 만나는 사람의 수가 적어서 그렇지 이해하고 이해 받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오락이 ‘이야기’라는 말도 있다. 영어를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잘 못하는 영어로 외국인과 더듬더듬 자신의 이야기를 외국인에게 이해시켰던 경험이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언어를 통해 나를 이해시키고 남을 이해하는 소통은 거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이것이 부모와 아이 간에 이루어지는 모국어 학습의 비밀이다. 엄마는 어떻게든 아이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려 하고 또 아이를 이해하려 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로 본능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 하고 또 엄마의 말을 이해하려 한다. 이것은 만약 매우 고통스럽다면 모국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에는 완벽한 모국어를 배운다.
그러나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욕구로만 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언어를 배우려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 즉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회화의 수준을 넘어서 좀 더 고차원적인 수준의 언어를 하려면 세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초등학생 이후에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익히는 언어이다. 학교에서 세상에 대한 지식을 배우면서 점점 말의 내용과 구사능력이 향상 되어 간다.
앞에서 설명한 듣기(소리를 구별하고 의미를 부여)와 말하기(명시적 기억을 암묵적 기억으로)에 대한 내용은 조금씩 변형된 내용으로 다른 저자들의 책에도 많이 나온다. 영어 받아쓰기, 대사 낭독 훈련, 자막 없이 영화 보기 등을 통해서 듣기와 말하기를 익힐 수 있다.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를 간단히 요약하면 듣기와 말하기를 익힐 수 있도록 받아쓰기, 낭독, 영영사전, 뉴스, 영화대본 읽기의 5단계로 짜여 있는 영어 학습법이다. 그리고 어떤 분은 무조건 1,000시간을 미친 듯이 집중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알고 있고 또 필자 역시 그런 방법을 따라가면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이 팔린 만큼, 그런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따라 가는 사람 수만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왜 나타나지 않았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언어를 배우는 올바른 방법 이전에 다루어야 할 언어를 배울 때 본래적으로 동기인 의사소통 욕구를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동기부여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쓰겠지만 우리는 외국어를 배울 때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모국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본래적 동기인 의사소통의 욕구 즉 사람과 세상을 알아가고 싶다는 동기를 어떻게 고취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학생이니까, 취업을 앞두고 있으니까,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식의 영어로는 어느 순간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것은 보고 이런 저런 방법을 만들어 내지만 그 방법이 우리를 자동적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않는다. 밖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방법 이전에 엄마와 아이의 관계와 앎에 대한 욕구가 모국어를 배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이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이해되고 싶은 존재들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그 아이의 단계에 맞는 말을 수백 번씩 해주고 틀린 말을 교정해 준다. 그리고 아이가 말을 배울 때마다 좋아하고 칭찬해준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 알고 싶어 하는 욕구로 인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면서 언어 실력이 발전하게 된다.
언어라는 것이 배우기 어려운 것이지만 그 자체 안에 배울 때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과의 소통과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이라는 동기를 충분히 부여해준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런 목적과 동기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고 마치 기계가 언어를 배우듯이 거의 강제적으로 마지못해 외국어를 배우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영어 학습법은 읽어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올바른 방법이 실천을 자동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법은 정확한 외국어 습득 방식만큼 외국어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즐거움과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학습법 안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적절한 외부적 인센티브는 나쁜 것이 아니라 잘만 활용되면 학습에 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단지 문제는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외부적 압박 혹은 동기 부여는 입시와 취업이라는 동기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더 강한 외부적 동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언어를 배울 때 원래적 동기로 배우도록 해야 한다.
핵심 포인트--언어는 원래적 동기 즉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에 의해서 배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