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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공부법--잘 먹고 잘 노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

리첫 2018. 1. 18. 15:29

이기는 영어공부법--잘 먹고 잘 노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

 

“하루에 한 번, 주말에 두 번 축구 경기를 하지 않는 학생은 벌금을 내고 몰매를 맞는다.”

 

이것은 1440년 헨리 6세에 의해 설립된 영국의 명문학교 ‘이튼 칼리지’의 학교 규칙이다.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체육이다. 자신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주변을 위하고 사회를 이끌 사람을 키워 내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최우선으로 바라는 것은 바로 건강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을 강조하는 올바른 학칙으로 이튼 칼리지는 세계적인 명문 학교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운동을 좋아하며 씩씩한 아이들이 있다. 그들에겐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런 아이들에게 많은 기대를 한다. 비록 영어 실력이 약간 뒤처지더라도 기본기를 잘 잡아 주고 동기 부여만 해 주면 금방 자리를 잡는다.

 

반면 체력이 약한 아이들은 쉽게 감기에 걸리고 잔은 병치레를 하며 수업을 자주 빠진다. 평상시에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수업에는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빠져도 좋다. 대신 내가 직접 학생이 입원한 병실에 찾아가 수업을 지속한다. 그러니 아프다고 수업에 빠지기 보다는 아프지 않게 평상시에 자신의 몸 관리를 잘하고, 건강하고 튼튼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한다.

 

‘피플(people)’이란 단어를 너무 힘주어 ‘삐쁠’이라고 읽는 초등학생 상제가 있었다. 영어책에서 이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삐쁠이라고 읽어서 매시간 지적을 해 주었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다. 계속되는 삐쁠에 결국 어느 날 폭발하고 말았다.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 유독 이 단어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유가 뭐야. 정신력 부족 아니야? 저쪽에 엎드려 있어.”

 

잠시 후 흥분이 가라앉고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한찬 시간이 지나서야 상제가 생각났다. 보통 5분 정도 벌을 받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낑낑 소리를 내며 무릎을 바닥에 찧는데 이 아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약 20분이 지났는데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듯 엎드려 있었다. 속으로 ‘체력 대단한데?’라는 생각을 하며 상제를 일으켜 세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제는 농구를 엄청나게 좋아했다. 타고난 덩치와 힘도 있었지만 매일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농구를 하며 체력을 키웠다. 영어를 공부할 때도 농구로 다져진 체력과 끈기의 영향이 정말 대단했다. 엎드려 벌을 받을 대처럼 많은 양의 과제를 아무 말하지 않고 묵묵하게 다 해내곤 했다. 그렇게 상제의 실력은 점차 향상되었으며 나중에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상제는 올해 경희대학교에 들어갔다. 영어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던 학생이 거둔 성과로는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가끔씩 내게 안부를 전하는 상제를 보면 정말 듬직하고 대견스럽다.

 

독일의 유명한 교육심리학자 요세프 크라우스는 똑똑한 아이를 기르는 비결이 두 가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책 읽는 능력과 습관은 모든 학습의 기초이며, 학습 지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둘째,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이전에 비해 체력은 커졌지만 반대로 체력은 약해졌다. 부족하면 체내의 순환되지 않은 에너지가 집중력 저하와 주의력 결핍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한다.

 

지도하는 학생 중에 축농증이 엄청 심한 C학생이 있다. 영어 공부에 열정을 갖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친구였는데 꽉 막힌 코 때문에 항상 힘들어했다. 수업 중에 해석을 하거나 발표를 할 때면 주변에 있는 친구들조차 답답해할 정도였다. 항상 옆에서 보면서 안타까웠던 나는 수시로 C학생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어머님, C학생 제발 코 좀 뚫어 주세요. 아이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데 꽉 막힌 코 때문에 능률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나의 계속되는 부탁으로 인해 C학생은 한의원과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치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나는 축농증 수술을 권해 드렸다. C학생은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수술 날짜를 잡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나는 C학생이 계속 영어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약 2주간 직접 집으로 찾아가서 지도를 했다.

 

마침내 C학생은 현재 뻥 뚫린 코를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시원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라고 쑥스러워하면서 말한다. 나도 “너의 뻥 뚫린 코처럼 네 공부와 인생도 뻥 뚫릴 거야.:라고 말해 주었다.

 

이렇듯 공부를 잘하기 전에 우선 몸이 편해야 한다. 몸이 편하고 건강해야 공부든 놀이든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C학생처럼 학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체적 불편함이 있다면 즉시 고쳐야 한다.

 

핀란드는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라는 교육으로 유명한 나라다. 핀란드 교육의 중심은 놀이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어 밖에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하루에 두 번씩은 교실 밖으로 뛰어나와 놀도록 한다. 놀이를 통한 아이들끼리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언어 능력과 영어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핀란드에서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언어를 따로 공부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지 글을 잘 모른다. 단지 언어를 공부하는 것보다 잠을 잘 자야 잘 놀 수 있고, 잘 놀 수 있어야 학교생활도 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하고, 언어 사용 능력이 뛰어난 나라가 바로 핀란드다. 입학 전까지 언어 교육을 따로 시키지 않지만 책을 정말 많이, 자주 읽어준다고 한다. 많은 책을 읽으며 철저한 놀이 중심 교육을 시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로 집중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 바로 핀란드의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를 접하고 영어를 잘하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나의 장인어른은 진주에서 감 농사를 지으신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할아버지 과수원에 자주 놀러 간다. 그곳에서 최소한 일주일 이상 머물며 산비탈을 뛰어다니고 마음껏 자연을 즐긴다.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블루베리와 방울토마토를 따 먹으면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하루하루를 신나게 보낸다. 그렇게 산에서 즐겁게 보낸 후 집에 돌아오면 다들 책에 푹 빠져 산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이 그리웠던 것처럼 말이다. 밝은 기운과 검게 그을린 건강한 모습은 더욱 보기 좋다.

 

의학 전문기자인 홍혜걸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건강은 모든 가치에서 우선한다. 특히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강인한 체력과 건강은 무척 중요하다. 운동과 놀이는 장시간 다량의 포도당을 뇌에 공급하기에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들어준다.”

 

흔히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로 ‘우리 아이의 공부 근육을 키워라’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공부 근육 이전에 아이의 ‘몸 근육’을 먼저 키워야 한다. 공부라는 두뇌 운동보다는 체력이라는 몸과 정신의 운동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하루 종일 책만 붙잡고 있는 학생들보다 친구들과 함께 뛰놀면서 힘차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나중에 더 큰 사람이 된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처럼 운동과 놀이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해야만 건강한 영어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