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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공부법--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라

리첫 2018. 2. 26. 16:54

이기는 영어공부법--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라

 

‘아이는 엄마의 거울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 봤을 것이다. 엄마는 아이의 학습과 발발에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엄마의 행동과 말투 한하나가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다. 아이들이 크면서 말투나 행동이 엄마와 똑같아지는 것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의 멘토이자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의 저자인 푸른 육아 출판사의 최희수 대표는 책에서 본인의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 부모님은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여섯 남매를 키우셨다. 어머니는 7월의 여름 땡볕에 콩밭을 매고 난 후 잠깐 쉬는 시간에도 어디서 구하셨는지 늘 책을 보고 게셨다. 식사 후에는 아직 밥을 다 먹지 않은 식구들을 기다리며 책에 몰두하시곤 하셨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나도 책이 구하기 힘들고 얼마 없어 아쉽기만 한 상황이었지만 반복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가난한 가정과 힘든 상황에서도 책을 읽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최 대표는 마침내 서울대에 입학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과 행동, 가르침에 따라 아들인 푸름이를 영재로 키워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느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집안의 학문적 분위기가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최 대표의 귀한 가르침대로 나도 내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 많은 행동과 사고들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우선 집에서 TV를 없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쳐다보던 스마트폰도 서랍 속으로 넣었다. 급한 전화가 올 경우만 제외하고 휴대 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항상 책을 옆에 두고 읽었다. 다른 행동을 하다가도 아이가 나타나면 책을 펴서 읽는 모습을 보여 줄 정도였다. 부모가 책읽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분명 책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현재 나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또한 아내와 나의 전용 책상을 거실에 두었다. 틈만 나면 엄마는 중국어 공부, 아빠는 글쓰기를 하며 책상 앞에 앉았다. 이 모습을 항상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은 “엄마, 왜 내 책상은 없어? 제발 내 책상 좀 사 줘.”라고 외쳤다. ‘그래, 이제 너희들에게도 공부가 이토록 재미있다는 걸 느끼고 싶은 시기가 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최근 영어 교육계에서는 ‘엄마표 영어’가 유행이다. 엄마표 영어란 1990년 후반, 자녀 교육에 열정적인 엄마들이 자신만의 노하우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얻어 낸 성과를 인터넷으로 공유하면서 시작되었다.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 등 유명한 엄마표 영어 사이트들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사이에서 갈등하던 엄마들의 새로운 대안이었다.

 

최근 공교육에 대한 불안감과 성공 사례가 주는 압박감에 떠밀려 막연히 엄마표 영어로 직접 아이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엄마가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와 부담을 주는 또 다른 형태의 영어 강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의욕도 넘치고, 값비싼 영어 교재 가격에 따른 본전 생각 때문에 어떻게든 영어 공부를 끌고 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열정이 지나치면 오히려 아이들은 말문을 닫거나 영어 거부증 등의 현상을 보인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엄마표 영어는 더욱 심각하다. 영어를 통해 아이들과 즐겁게 노는 방식이 아니라 매일 몇 시간씩 읽기, 듣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리포터와 같은 두껍고 어려운 영어 원서를 읽히고, 각종 토플이나 텝스 등의 시험에 도전하기도 한다. 결국 눈앞의 아이를 보지 않고 다른 엄마들의 성공 사례들만 계속 따라가다가 아이를 벼랑 끝까지 몰고 마는 것이다.

 

좋은 취지와 의도로 시작된 ‘엄마표 영어’가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무리하게 끌고 나가다가는 아이와의 관계만 나빠지게 된다. 실제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의 이남수 작가는 “엄마표 영어, 자칫 엄마에 의한 입주 과외로 변질될 수 있다.”라며 부작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이의 학습 능력이나 의지가 좇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의 바람과 의지로만 진행되는 영어 교육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이다.

 

나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직접 영어를 지도하는 ‘엄마표 영어’를 추천하지 않는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영어 동요를 부르고 재미있게 놀아 주는 것은 찬성이지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반대다. 영어에 흥미를 잃지 않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제일 우선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면의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에 책을 읽어도 좋고, 자기계발에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 앞서 말한 최희수 대표의 어머니처럼 부모가 집안의 학문적 분위기를 세워 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어렵지 않게 생각하고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청심국제중학교 학생 5명의 엄마들이 쓴 <영어의 신 엄마가 만든다>라는 책을 보면, 2학년에 재학 중인 준우 학생이 엄마와 함께 공부를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언어학자 촘스키의 ‘외국어는 초등학교 시절에 배우는 것이 좋다’라는 말을 들은 준우 엄마는 언어 습득 장치가 왕성한 이 ‘결정적 시기’에 준우와 함께 자신의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준우와 함께 영어를 공부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재미있는 영어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서로 말해 주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준우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스토리붐붐> 시리즈 등의 쉬운 영어 이야기책을 계속 읽도록 했다. 그러자 준우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실력도 점차 향상되었다. 게다가 엄마와 많은 대화를 나눈 덕분에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토론과 발표 능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준우 엄마가 아이와 함께 영어를 공부하고, 영어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수시로 대화하며 아이에게 자극을 주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엄마표 영어’란 엄마가 직접 영어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영어를 공부하며 좋은 문장을 나누고, 토론을 통해 많은 생각들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준우를 국제중학교에 보내고 책을 쓸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