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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공부법--수학 잘하는 아이의 영어 학습은 다르게 접근하라

리첫 2018. 5. 3. 13:06

이기는 영어공부법--수학 잘하는 아이의 영어 학습은 다르게 접근하라

 

“제 아이가 수학은 잘하는데 영어를 잘 못해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질문하는 어머니들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내가 영어를 가르치니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내가 수학 선생님이라면 “우리 아이가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은 잘 못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이 두 과목은 다른 과목에 비해서 성적 차이도 많이 나고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되는 걸까?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 점수에 큰 편차 없이 모든 과목을 잘한다. 반면에 중하위권 학생들은 워낙 점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띈다. 그래서 약한 과목을 어떻게 보완하고 공부해야 할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다.

 

나 또한 우리 학생들이 두 과목 간의 점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도 물어보고 그들의 학습 태도와 생활 습관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았다.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수학은 잘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수학은 잘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주로 ‘남학생’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영어라는 언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분명 남녀 간의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남과 여’편을 보면 두 가지 실험이 나온다.

 

첫 번째 실험은 3쌍의 남녀 쌍둥이가 나와 각자 장난감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누가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남자아이들은 로봇과 자동차를, 여자아이들은 인형을 고르면서 남녀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두 번째 실험은 남녀 아이들을 방송국에 초대하는 과정이었다. 차로 이동하는 것부터 실험이 시작되었는데, 여자아이들은 차의 색깔은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차에서 들었던 노래와 지나가면서 본 간판과 운전자의 말을 정확히 기어했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차의 색깔과 약속 장소는 정확히 기억했지만 노래, 간판, 대화 등은 잘 기어가지 못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유년 시절에도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아이의 뇌는 양쪽 뇌의 간격이 촘촘해 언어 능력에 특출하며 말을 듣는 능력이나 말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반대로 남자아이들은 심적 회전 능력과 공간 능력이 뛰어났다.

 

흔한 예로 부모들이 어렸을 적 하던 놀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여자아이들은 주로 소꿉놀이나 역할 놀이를 하면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이나 동생들과 함께 “너는 아빠 해, 나는 엄마할게.”라는 말을 시작으로 서로 대화를 하며 즐겁게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대화를 통한 놀이를 따분해하고 재미없어 한다. 서로 공격하고 뛰어야 하는 칼싸움이나 총싸움, 그리고 축구와 같은 도구나 기구를 이용하는 놀이를 선호한다. 그러니 영어를 배울 때도 자연스럽게 그 성향과 기질이 여자아이들에게 맞춰지게 된다.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수학에 약하다’라는 속설도 있다. 이 말은 사실일까?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의 저자 안승철 교수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학생들은 계산과 같은 인지 단계의 사고를 요구하는 수학문제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남학생들은 추론이나 다단계 수학 문제 풀이와 같은 높은 인지 수준의 수학 문제를 잘 해결한다고 합니다. 특히 공간 능력을 필요로 하는 기하학에서는 남학생들이 우수함을 보이죠. 이것은 남학생들이 성장 과정에서 공간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블록이나 장난감을 접할 기회가 여학생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남녀 간의 차이는 수학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안승철 교수는 “수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잘하고 못하는 것은 자신감의 차이에 있다.”라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남학생들 보다 실력이 좋은 여학생들도 자신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그것은 여학생들이 수학은 남자들에게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미래에는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5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남녀 간의 학업성취도를 살펴보면 중고교 국어와 영어 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평균 10점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학 과목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시 말해 고등학교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에서 여학생의 성적이 남학생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학생 간 평균 점수 차이가 가장 큰 과목은 국어였으며, 영어도 마찬가지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 중3 영어는 여학생이 202.2점으로 남학생(192.2)에 비해 10점 높았고, 고2 영어도 남학생의 평균 점수가 207.5점으로 여학생이 215.8점을 받은 것에 비해 8.3점 낮았다고 한다.

 

반면 수학 과목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거뒀다. 그러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중3 수학에서는 여학생이 191.2점이었지만 남학생은 평균 190.2점으로 차이가 단 1점이었다. 또한 고2수학에서는 남학생(203.8점)이 여학생(202.7점)보다 단지 1.1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2010년 이후 수학 과목에서 중고교 여학생들과 남학생들 간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시간이 갈수록 수학에서 남녀 간의 차이는 점점 없어지고 있으며 ‘여학생이 남학생들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통념은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다.

 

2005년에는 당시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래리 서머스가 “여성이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과학과 수학을 못한다.”라는 발언을 해서 구설에 오른 끝에 총장직을 내놓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미국 위스콘신 대 연구진이 미국의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700만 명의 학생을 분석한 후 수학 실력에 있어서 남녀 간의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2014년 OECD 보고서를 보면 OECD의 많은 국가들 중에서 스웨덴이나 핀란드처럼 성의 격차나 성차별이 적은 나라일수록 수학 점수 차가 작거나 여학생들이 수학을 더 잘한다는 분석과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확실히 영어와 수학 간의 격차는 유전적인 요소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내가 내린 결론은 ‘선천적으로 영어와 수학 간의 격차가 날 이유는 없으니 올바른 방식으로 영어 공부 습관을 바로잡고 꾸준하게 노력하자’다 그리고 수학보다 영어의 점수가 낮은 학생의 엄마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 두 과목을 동시에 병해아기는 힘들다고 생각되니 수학을 잠시 쉬도록 해 주세요. 영어의 기초를 세우고 공부 환경과 습관을 만드는 데 빠르면 1개월에서 3개월 정도면 됩니다.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어려움 없이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다시 수학을 병행해도 됩니다.”

 

모든 부모의 바람대로 우리 아이들이 모든 과목을 골고루 다 잘하면 좋겠지만, 그중에서 특히 약한 과목이 있다면 그 과목부터 철저하게 손을 봐주어야 한다. 자신감과 성적이 떨어진 과목이 영어라면 무엇보다도 영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영어는 다른 과목과 달리 단기간에 실력이 쌓이고 쉽게 성과가 나는 과목이 아닌 만큼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영어가 취약 과목인 학생들을 매일 올 수 있도록 한다. 매일 일전한 양의 과제와 테스트를 통해 영어를 매일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제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그 시간을 이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아이를 지도하고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목마다 개인의 선천적인 취향이나 발달 과정에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후천적인 노력과 환경의 변화를 통해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우리 아이들의 자신감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어떤 한 고목이 취약하다는 생각을 저 멀리 내던지고 이를 극복하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자. 과목 간의 성적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사회 환경적 차이, 즉 본인의 노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