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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공부법--책을 보면서 원어민의 음성을 따라 하라

리첫 2018. 6. 8. 15:24

이기는 영어공부법--책을 보면서 원어민의 음성을 따라 하라

 

“자, 시작하자. 1단계--- 그리고 2단계--- 마지막으로 3단계!”

 

JK English의 영어 독해 발표 현장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항상 3단계의 구호를 외친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 구호에 맞춰 각 단계의 영어를 발표한다. 나는 단순히 영어 지문을 암기하고 손으로만 써서 시험 보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영어 지문은 그 의미와 발음을 정확히 알고 암기해서 발표해야만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진정으로 향상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3단계 발표 시스템을 구상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 실행 중이다.

 

영어 지문 3단계 발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영어만 발표한다. 교과서나 독해 지문을 술술 발표하는 것이 원칙이다. 발표가 답답하거나 중간에 머뭇거리며 깜빡 잊어서 생각이 나지 않으면 탈락이다.

 

2단계, 영어와 해석을 한 줄씩 번갈아 가며 발표한다. 지난 수업 시간에 함께 확인한 해석을 영어 지문과 함께 발표하는 방식이다. 간혹 자신이 혼자 잘못 해석했던 문장을 수업 시간에 정확하게 고쳐 주었는데도 이를 수정해 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을 유의 깊게 지켜보는 단계다.

 

명품 가방을 만들 때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는 것처럼 영어 지문 독해도 한 문장 한 문장 완벽하게 공들여 해석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자신만의 완벽한 해석 능력이 생기게 된다.

 

3단계, CD를 틀어 좋고 원어민 음성의 말투와 속도, 높낮이(인토네이션)를 똑같이 따라 발표한다. 1단계와 2단계에서는 영어 지문과 완벽한 해석을 익힐 수는 있지만 실제 사용하는 영어의 원어민 음성이나 어조를 따라 할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해야만 했다. 영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장 암기도 좋지만 실제 영어를 사용하는 현지인들의 어조나 강세를 똑같이 따라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 3단계의 중요성을 주기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쉬워 보여도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쉽게 해낼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되는 중요한 예습 단계가 있다. 다음 수업 시간에 있을 독해 지문을 예습할 때 반드시 CD를 틀어서 그 음성과 발음을 똑같이 따라 하는 과제다. 특히 원어민이 강하게 악센트를 주는 단어나 문장을 형광펜이로 체크하고, 잘 들리지 않는 단어의 연음 등을 파악해 큰 소리로 따라 해야 한다. 이 예습 단계를 거쳐야만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지문을 무작정 읽고 해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처음 듣는 문장을 파악하고 체크해야만 영어 문장이 어떻게 이어지고, 발음은 어떻게 들리는지 알 수 있다.

 

이 3단계 과정을 처음부터 잘해내는 학생은 많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3단계 발표를 무척 어려워한다. 그러면 나는 항상 이러게 말한다.

 

“지금까지 너희들이 이렇게 소리 내어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은 거야. 지금이라도 큰 소리로 따라 읽고 발표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JK English가 지금까지 7년에 걸쳐서 수많은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완벽한 기본기를 만들어 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3단계 발표 때문이다. ‘정확한 소리를 듣고 정호가한 발음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이 방법은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준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이라는 학습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ESL 시스템은 모국어를 쓰면서 제2외국어, 또는 공용어로 영어를 쓴다는 전제로 만들어졌다. 즉, 미국 현지에서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도하는 교육 시스템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미국은 수업 시간에 배운 영어를 교실에서 나오자마자 써먹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교실에서 배운 내용은 수업이 끝나고 나면 끝이다. 교실 밖에서 그 내용을 바로 사용할 기회가 없다.

 

즉, 수영 기법에 대한 이론을 배웠는데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영장이 없는 것과 같다. 그러니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ESL 방식의 영어는 실제로 통하지 않는다. ESL은 하루에 적어도 10시간 이상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된다는 전제하에 개발된 교육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방식은 당연히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이 되어야 한다. EFL 시스템이란 의도적으로 영어에 노출되게 만드는 학습법이다. 특히 하루에 3시간 이상의 영어 수업이 필요하며 집에서 따로 영어 과제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하고, 크고 작은 테스트를 통해 실력을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한 환경인 것이다. 그래서 JK English는 EFL의 환경에 맞춰 영어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전시켜 오고 있다.

 

세계 영어대회 챔피언이자 영어 공부법(How to English)라는 책을 펴낸 김현수 학생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영어는 무조건 귀에 많이 퍼붓고 입으로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귀로 많이 들으면서 정확하게 책을 봐야 하고 원어민의 올바른 발음과 어조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수 학생은 지금도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 자막을 똑같이 읽고 따라 하며 연기까지 한다고 한다. 그만큼 책이나 영화, 음악 등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입을 사용해 소리를 내고 책이나 자막에 나오는 영어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있어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몇 해 전, 4살 된 딸아이가 영어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아이가 단순히 영어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리 나는 이상하게 생긴 펜을 들고 책을 콕콕 찍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펜으로 책을 찍을 때마다 원어민의 발음이 나오고 음악도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펜은 일명 ‘세이펜’라 부르는 영어 학습도구였다. 당시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그 펜을 가지고 이 책 저 책을 신나게 찍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어릴 적에는 ‘세이펜’과 같은 획기적인 영어 보조 상품이 존재하지 않았다. 영어를 말한다고 할 때는 그저 팝송을 따라 부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 책을 읽는 것과 동시에 원어민 목소리의 내용을 바로 따라 할 수 있고, 표현을 즉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영어 보조 도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이 영어에 더욱 쉽고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부모가 관심을 조금만 기울이면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서 부족한 스피킹 수업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아무리 영어 보조 기구가 발전하고, 인터넷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EFL 시스템으로 영어를 학습해야 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 결국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영어를 접하고 즐겁게 지속하지 않는 한 영어 실력의 향상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소리 내어 읽고 발표하며, 원어민 음성을 똑같이 따라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만이 앞으로 영어를 활용하고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