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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기억한 것은 활용하고 또 활용하라<20>

리첫 2019. 7. 22. 12:49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기억한 것은 활용하고 또 활용하라<20>

 

기억술을 활용할 때 중요한 것은 ‘암기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사 과목의 공부법을 예로 들어보자. 역사 과목을 공부할 때는 과거의 사건과 그것이 일어난 연대를 그대로 암기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나는 역사 과목을 공부할 때도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다. 기억하고 있는 것만을 써도 됐기 때문에 시험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세계사도 완벽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만을 쓰는 작업은 전혀 재미없다.

 

지금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모든 정보가 나와 있다. 한때 내가 기억했던 역사 지식도 위키피디아 등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암기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앞으로의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한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소개한 천재 장기 기사 하부 요시하루는 지금까지 다니가와 고지 9단과 겨룬 160국이나 되는 대국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장기계에서는 모든 대국이 ‘기보(棋譜)’라는 형태로 기록된다. 그런데 하부는 전과 같은 패턴으로 장기를 두면 다니가와와 대국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즉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도록 과거의 대국을 전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하부의 머릿속에는 과거의 여러 기보나 대국에서 시험해본 아주 막대한 수(手)들이 축적되어 있다. 어떤 대국의 국면에서 수를 둘 때는 ‘이 국면은 언제 어느 대국의 어떤 장면과 같다’는 식으로 과거의 자료를 항상 참조한다.

 

하부처럼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기보를 암기하고 있으면, ‘같은 수는 반복하지 않는다’와 같은 신기(神技)도 가능하다.

 

이것은 과거를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는 물에 흘려보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지나간 옛날을 잊지 않고 거기서 계속 배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기억을 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다.

 

“Those who forget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 역사를 잊는 자는 결국 그것을 반복하게 마련이라는 격언이다.

 

역사를 알고 과거를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거꾸로 과거를 모르면 미래를 예측하거나 상상할 수 없다.

 

나는 역사를 배우는 의의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어떤 역사학자들은 현대의 민주주의가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공화정으로 출발했던 로마에서도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전제 왕정이 등장했다. 원로원을 뒷받침하던 중산층이 점점 몰락하고 있고, 로마의 원로원과 흡사한 국회는 몇몇 소수의 기업이나 부유층에 의해 좌우되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민주주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상상이다.

 

역사를 알면 극단적으로 먼 미래도 그려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선캄브리아 시대라고 불리는 6억~8억 년 전의 지구는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라는 시대를 맞고 있었다. 격심한 빙하기로 적도 부근조차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이 시대의 지구 생명체는 대부분 세포균이었다. 이러한 가혹한 환경에서 많은 원생생물이 멸종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구 생명의 위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격심한 빙하기에서 살아남은 세균의 일부가 진화를 해 ‘캄브리아 대폭발(고생대 캄브리아기에 매우 다양한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나타난 것을 일컫는 말)’이라는 극적인 생명 진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중에는 생명 사상 처음으로 눈(目)이라는 기관을 가진 생물과 척추동물의 선조도 있었다고 한다.

 

생물의 진화와 눈덩이 지구의 관련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덩이 지구 이후에 ‘캄브리아 대폭발’이 일어난 것은 거의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역사의 재미있는 부분은 가설을 포함해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있었던 것 같다)’는 것을 기반으로 ‘그럼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이리저리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까운 미래에 지구가 다시 눈덩이 상태가 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만약 그 시대에 인류가 살아 있다면 참으로 가혹한 시대가 될 것이다. 그 후 제2의 캄브리아 대폭발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생물군이 비약적인 진화를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상은 지금 당장은 도움이 안 되는 공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대나 사건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보다는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상상이야말로 뇌를 기쁘게 하는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모기 겐이치로가 말하는 공부 비법>

 

* ‘모댈리티 사용 X 작업량 늘리기’로 기억을 저장시킨다.

 

* 기억회로를 사용해서 장기 기억으로 축적한다.

 

* 뇌는 단편적인 인풋이라도 OK!

 

* 아침은 뇌의 황금시간대

 

* 수면을 확실히 취해서 뇌 속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