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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찬찬히 읽기’와 ‘여기저기 골라 읽기’<22>

리첫 2019. 7. 29. 10:36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찬찬히 읽기’와 ‘여기저기 골라 읽기’<22>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간단한 계산을 할 대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진다. 흔히 말하는 ‘뇌 트레이닝’은 소리를 내서 읽거나 간단한 퍼즐을 풀어서 뇌의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반면에 생각을 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풀 때, 가상의 세계에 몰두할 때는 뇌의 활동 영역이 줄어든다. 아마도 활동 영역을 좁게 제한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 같다. 뇌의 활동 영역은 무조건 넓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가끔은 독서 등을 통해 뇌의 활동 영역을 좁혀 차분하게 진정시켜 줄 필요도 있다.

 

그러나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느긋하게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휴대전화도 우리의 시간을 빼앗아가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희생되기 쉬운 것이 바로 책 읽는 시간이다.

 

그러나 시간을 확보하기 힘든 사람도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한 예로 토막시간을 독서에 활용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화장실에 있을 때나 반신욕을 할 때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즉시 몰입해서 책을 읽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즉시’ 읽는 것이다.

 

특히 영어 원서를 읽을 때는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흥미로운 테마에 관한 책이라도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가버린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장벽이 되어 독서 자체를 싫어하게 만든다. 이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은 일단 책을 아무 데나 펼쳐서 내키는 대로 읽는 것이다. 나는 국어로 한 번 읽은 적이 있는 책의 원서는 이 방법으로 읽는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책을 들고 눈에 들어오는 부분만 ‘흐음’하고 읽는다.

 

대충 읽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효과적이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뇌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학습을 꼭 질서에 맞춰 조리 있게 할 필요는 없다. 단편적인 인풋을 반복하는 방법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

 

따라서 주저하지 말고 일단 눈에 띄는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처음 읽는 책의 경우 이 방법을 쓰면 정보가 너무 단편적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기저기 골라 읽기’는 한 번 읽은 책이 적합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간을 들여 순서대로 찬찬히 읽는 것도 무척 매력적이다. 정보를 단편적이라도 좋으니 어쨌든 머리에 집어넣자는 식의 ‘여기저기 골라 읽기’에 비교하면, 느긋하게 책과 마주 볼 수 있는 ‘찬찬히 읽기’는 마음이 아주 편안해지는 독서법이다.

 

이 시간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때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사치스러운 시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글자를 마주 대하는 이 조용한 시간, 뇌가 맑고 차분해지는 그 느낌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