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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내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책을 읽어라<23>

리첫 2019. 7. 30. 12:34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내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책을 읽어라<23>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 세상을 묘사한 풍자소설)를 읽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난해한 표현이나 한자가 많아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쉽게 이해할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들었던 느낌이 어린 나에게는 아주 즐거운 감각이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모르는 한자라도 앞뒤 내용으로 그 뜻을 상상할 수 있단다.”

 

모르는 한자에 막혀 힘든 것보다 앞으로 계속 나가는 즐거움이 내게는 훨씬 컸던 것이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도 편하게만 읽으면 뇌 입장에서는 그다지 즐겁지 않다. 뇌에게 최고의 쾌락은 힘든 일에 도전해서 그것을 극복할 때 느끼는 기쁨이다.

 

따라서 나의 뇌도 수월한 독서법으로는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등학생이 되어 영어 원서를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1장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그때가지 제대로 된 영어책 한 권 읽어본 적이 없던 내가 사전도 찾지 않고 무작정 L. M.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시리즈와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 3부작, <반지의 제왕>의 무대가 되었던 세계의 영웅과 신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실마릴리온> 등을 원서로 읽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서 한 페이지 넘기는 데도 시간이 만이 걸렸다. 하지만 참고 계속 읽어나갔다. 그러자 언제부터인가 고통을 느끼지 않고 책을 읽게 되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강화학습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뇌가 어려운 영문 표기에 적응한 덕분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독서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조금 힘들어도 이 순간을 잘 넘기면 술술 읽게 될 것’임을 체험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조금 높은 장애물을 두는 것은 레벨 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