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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한 이유<25>

리첫 2019. 8. 1. 09:48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한 이유<25>

 

나는 요즘 인터넷이 최고학부로서의 대학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최고학부는 도쿄 대학도, 하버드 대학도, 옥스퍼드 대학도 아니다. 현대의 최고학부는 바로 인터넷상에 있다.

 

일본 대학제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메이지유신(19세기 후반에 막부를 무너뜨리고 왕정복고를 이루어 일본 자본주의 형성의 기점이 된 변혁의 과정) 때 설립된 대학들은 유럽의 선진학문과 기술을 수입해 국내에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역사작가인 시바 료타로(司馬龍太郞)는 이 시기의 대학을 ‘문명의 배전반’이라 이름 붙였는데, 그 이름대로 도쿄 제국대학이나 오사카 제국대학, 쿄토 제국대학 등은 서양의 정치학이나 경제학,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을 전파하고 계몽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그 기능을 수행했다.

 

그 중에서도 도쿄 대학의 전신인 도쿄 제국대학은 배분 네트워크의 최고 정점이었다. 도쿄 제국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장래의 일본을 짊어질(결코 과장이 아니다), 극히 소수에 한정된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도 한몫해서 도쿄 대학은 지금까지 일본의 최고학부로 군림해왔다. 일본의 대학은 지금도 여전히 메이지 유신 때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수입 학문이라 할지 외국의 최신 성과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러한 것을 일본에 소개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남아 있다.

 

물론 옛날에는 전문서적이나 전문잡지같이 학문을 하는 데 필요한 자료는 대개 대학에나 있었기 때문에, 고생을 해서라도 유명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를 하기 위해 무조건 대학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만큼 인터넷에는 막대한 지식이 저장돼 있다. 얼마 안 있어 인터넷으로만 공부해서 노벨상을 타는 사람도 등장할 것이다.

 

이런 시대이니 출신 대학의 의미가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보통 일할 때 만나는 사람이 어느 대학 출신인지 관심이 있는가. 나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관심이 없다. 오히려 “어느 대학 출신인가요?”라고 묻는 사람은 몰상식한 사람으로 치부된다.

 

옛날처럼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성공’이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성공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물론 도쿄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도쿄 대학에 들어가고 안 가고는 상관없다’는 식의 사고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절실히 깨닫게 해준 일이 있다.

 

몇 년 전 도쿄 대학 교양학부의 고마바사이(駒場祭, 교양학부가 있는 고마바 캠퍼스에 매년 11월 말에 열리는 문화축제)에서 심포지엄의 강연자 중 한 사람으로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IT 업계가 급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시대인 만큼 벤처기업의 경영자들도 함께 참석했다. 그런데 그 중 한 젊은 경영자가 학생들에게 단호히 말했다.

 

“여러분, 대학에 있어봤자 별 수 없으니 빨리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십시오! 스티브 잡스도 빌 게이츠도 다 대학 중퇴자들입니다! 대학에 다녀봤자 아무런 도움도 안 됩니다! 당장 그만두세요!”

 

그 기세에 강당에 나란히 앉아 있던 교수들은 제대로 반론도 하지 못하고 그냥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