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ger to Harvard--합격한 선배들의 수험기로 배우다<10>
1998년 3월, 준비 과정
꿈을 향한 전략,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절대적 빈곤 감수
일본 최고 학부인 동경 대학 진학을 결심하면서 나는 곧바로 준비에 착수하였다. 그때 이미 고교 마지막 학년인 3학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공부에 몰입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먼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물론 생활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오히려 그런 배고픔이 동경대 합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이어서 동경대 합격 선배들의 수험기들을 담은 책들을 읽었다. 어떤 책은 수차례 숙독하며 수험이라는 산을 넘어선 사람들의 발자취에 나의 가상의 발길을 올려놓고 따라가 보기도 하였다.
동경대 합격 선배들의 수험기 탐구
현역 수험생으로부터 재수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정리한 그 나름의 독특한 체험기를 읽다가 섬광처럼 뇌리에 꽂히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들 모두가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 모두에게 공통되는 특징이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해야 하는 것들을 열심히 계속’하였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며, ‘다루기 어렵고 싫은 상대조차 그것을 명확하게 인식하여 극복’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격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왔다.
그것이 모든 수험기에서 공통으로 발견되었다.
구체화된 학습 전략 수립
구체적으로 과목별 대책을 구상하였다. 이과 계열 가운데 이과 I 유형을 계획하였던 나는 물리, 화학으로 이과 2과목을 대비해야 했는데, 범위가 그다지 넓지 않았기 때문에 집중한다면 단기간에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영어는 듣기 평가에 대비하여 일찍부터 성실한 리스닝 계획을 세운다. 영어는 다른 사립대학에 비해 단어 난이도가 높지 않은 데다 종합적인 능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실제 영어 능력을 몸에 익혀야 한다. 국어는 고문, 한문에 대한 기초를 확실히 해 둔다. 수학은 기초 개념 이해를 확인하는 응용문제들이 출제되므로, 개념 이해와 응용력을 익히는 학습 계획을 세운다.
분명 내가 수험을 치렀던 때에 비하면 대학 입시 경향이나 내용도 변했겠지만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목표 대학을 설정하면 그 대학 입시 경향, 그 대학에 합격했던 선배들이 실행했던 수험 전략을 꼼꼼하게 연구하여, 구체적으로 ‘자기에게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설정한 목표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그것을 성취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설령 누구도 앞서 그 길을 걷지 않았다 할지라도, 자기 스스로 그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개척자가 되는 경우라면, 보통의 노력만으로는 그 대책을 모색하고 계획을 세워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행해 나가는 도중에 자신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어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여도, 목표를 설정하고, 대책을 모색하여 실행 가능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계획을 수정해 나가는 그 방법이 결국 모든 일을 처리하는 왕도가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수험 준비를 하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실행하였다.
동경대에 합격한, 행복한 사람들은 수만 명에 이른다. 매년 3,000여 명이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 길에 이르는 방법을 담은 책도, 그 길을 지도해 주는 사설 학원이나 통신 교육 서비스도 많다. 하지만 돈이 없었던 나는 사설 학원도 통신 교육도 가정교사 서비스도 받을 형편이 아니었다. 그때 내가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제한된 수의 참고서와 문제집뿐이었다. 그조차도 경제 사정 때문에 아주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다. 구매에 있어서 잘못된 판단으로 낭비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나는 동경대 합격 체험기에서 수험생들이 바이블처럼 평가한 책만을 골라 샀다. 하지만 그때까지 학교 공부조차 게을리 해 왔던 내 실력에 비추어 본다면 그렇게 선택한 책들은 무모한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뒤에 다시 말하겠지만, 그 선택은 성공이었다.
여하튼 모든 승부는 처음 출발 과정, 즉 준비 과정에서 결정된다. 앞서간 사람들의 자취를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탐구하여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전략적 계획으로 출발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동경대 합격을 위한 나의 바이블 참고서, 문제집>
* 와다 히데키(和田秀樹), “신수험 기법-동경대 합격의 비법” 신효론(新評論)
* 이토 가즈오(伊藤和夫), “영문 해석 교실” 겐큐샤(硏究社) 출판
* “대학으로 가는 수학 시리즈” 토쿄(東京) 출판
* 핫토리 쓰구오(服部嗣雄), “난문제의 계통과 그 해법 I, II” 뉴턴 프레스
* “속독영단어” 제토카이(Z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