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인생에는 뇌를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33>
유치원에 다닐 때 글자를 익히기 위해 받아쓰기 연습을 종종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에게서 글씨가 지저분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으로 ‘글씨는 정성들여 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에는 글씨를 쓰는 것이 재미있어서, 받아쓰기 시간이 끝나고 다들 밖으로 놀러 나간 뒤에도 혼자 남아 글쓰기 연습을 했다.
그때가 어쩌면 ‘공부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자각한 순간일지 모른다. 지금 돌이켜보면, 인생을 바꾸는 깨달음의 기회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다. 그 계기는 가까운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한 마디일 수도 있고, 한 권의 책, 한 편의 영화, 또는 어느 날 문득 눈에 들어온 풍경일 수도 있다.
이러한 깨달음의 기회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기회가 다시 찾아와도 뇌에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그 이후의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는 것, 이것을 ‘일회성(一回性)’이라고 한다. 뇌에는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일회성의 체험을 소중하게 각인해서 정리하는 기능이 있다. 이러한 기능은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이러한 일회성을 계기로 점점 공부에 자신감이 붙어갔다. 처음부터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공부 방법을 서서히 익혀 나갔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고 나쁜 것은 전혀 관계없다. 재능이나 유전자 때문이 아니다.
모든 것은 어떤 타이밍에서 어떤 일회성을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일회성은 안타깝게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바꿀 어떤 사건과 맞닥뜨릴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바로 우수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자기 자신을 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