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안전기지로부터의 도전<38>
여러분은 새로운 것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가? 만약 충분히 도전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직면한 일이나 불확실한 것들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면, 어릴 적 기억을 한번 되살려보자.
어릴 때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두 발로 서서 걷기, 돈을 가지고 물건 사러 가기, 혼자 전철 차기 등등.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좋아하는 이성과 첫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때의 기분을 떠올려보자. 틀림없이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넘쳐흐르지 않았는가? 불확실성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릴 때는 어떻게 불안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실패했을 때 어떻게 벌떡 일어나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안전기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전기지란 무슨 일이 있을 때 도망쳐서 숨을 수 있는 장소를 말하나. 밖에 나가 여러 가지 도전을 하다가 실패해서 상처를 입어도 안전기지로 돌아오면 자신을 따뜻하게 지켜줄 어떤 것이 있다.
아이들에게, 특히 유아기의 아이들에게 안전기지는 대부분 부모다. 부모는 자신이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것에 도전할 때 기반을 확보해주는 사람이다. 아이들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안전기지가 과보호나 지나친 간섭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과보호는 아이들이 의지대로 자유롭게 도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부모 뜻대로 아이들을 일일이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을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되는 환경에 두는 것도 과보호다. “이렇게 하면 좋지 않아.”, “저렇게 하면 위험해.”와 같은 말로 실패할 가능성(즉 불확실성)을 봉쇄한 폐쇄적인 공간에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나갈 수 없다.
또한 아이가 어떤 것을 하려고 할 때 “그게 아니라 이거야!”하고 부모의 사정이나 취향을 밀어붙이는 지나친 간섭도 문제다.
안전기지의 역할은 아이가 주체적으로 도전하려고 할 때 뒤에서 조용히 지지해 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켜봐 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안전기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하직원에게 도전적인 업무를 맡기고 싶다면, 그에게 안전기지가 될 만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물론 자식을 대하는 부모처럼 24시간 내내 부하직원을 지켜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도 “자네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언젠 지켜보고 있고 신경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면 부하직원에게는 안전기지가 될 수 있다.
부하직원이 어떤 일을 해도 상사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태도로 일관할 경우 자포자기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상사가 지켜보고 있다고 느끼면, 불확실한 일에도 과감히 도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관계에서의 안전기지다. 즉 인간은 안전기지가 충분하지 않으면 불확실한 일에는 절대로 도전할 수 없는 존재다.
영국의 한 심리학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안전기지가 없는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가 나빠질 뿐만 아니라 어른이 돼서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안전기지가 없는 사람은 어떤 일에도 마음껏 도전할 수가 없으므로 아무래도 소극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 소극적인 성격은 다른 사람과 위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므로 결국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10대가 돼서 나쁜 행동을 일삼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이처럼 안전기지는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반면에 자기 안에 확고한 어떤 것이 있는 사람은 무엇에든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 사고방식이 유연하고 새로운 일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사람은 마음속에 확고한 철학과 흔들림 없는 자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음속에 확고한 어떤 것이 없는 사람은 안전기지가 없으므로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하다. 과거의 방법을 고집스럽게 고수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자세히 관찰해보면 대부분 안전기지가 없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써온 방법을 고집함으로써 약한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불확실한 것에 과감히 도전을 함으로써 인류는 큰 발전을 이룩해왔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언제나 같은 장소에서 먹이를 구한다면 어느 정도의 안전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발전은 없다. 반대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장소로 먹이를 구하러 가는 것은 위험이 뒤따르지만 더 맛있는 것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뇌는 이러한 불확실함을 기분 좋게 느낀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뇌 과학자 볼프람 슐츠 교수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슐츠 교수는 원숭이가 주스를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경우와 두 번에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경우의 도파민 활동을 비교했다. 주스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런데 주스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다른 형태의 도파민이 분비되었다. 이것은 원숭이의 뇌가 주스를 확실히 받을 때와 똑같이 불확실한 상황도 즐겼다는 말이다. 인간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인류가 뇌의 불확실성에 대한 욕구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해왔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진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성은 학습에도 응용할 수 있다. 1장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뇌는 너무 쉬운 문제는 풀어도 기뻐하지 않는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어려움에 도전해서 그것을 뛰어넘었을 때 비로소 우리 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모기 겐이치로가 말하는 공부 비법>
*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안다.
* 우유성은 뇌에 큰 기쁨을 준다.
* 인간의 감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적응 전략이다.
* 안전기지는 인간이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 안전기지를 확보했을 대 인생의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