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기뻐하는 공부법--맺는 글<1>
지식의 ‘오픈엔드’ 시대를 맞이하며
얼마 전 처음으로 붕어회를 먹을 기회가 있었다. 붕어회를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어? 이런 맛이었구나! 이게 붕어회였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만큼 감동했다. 붕어회가 맛있다는 것보다 ‘붕어회는 이런 맛’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학습하게 된 것)이 기뻤기 때문이다.
음식은 먹었을 때 배가 부르면 그만이다. 옷을 차려입는 것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이 멋진 옷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이 입을 수 있는 옷은 한정되어 있다.
의식주는 한계가 있지만 학습은 아무리 배우고 공부해도 반드시 그 다음이 있다. 한계가 없는 것, 그것이 바로 학습이다.
이처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상태를 뇌 과학에서는 ‘오픈엔드’라고 한다. 아무리 공부해도 반드시 다음 단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열심히 공부해서 어떤 것을 알면 알수록 또 다른 의문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나는 학습의 본질이 지식의 이러한 오픈엔드의 즐거움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SF 소설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나 역사작가인 시바 료타로, 과학에서 정치 문학, 자연철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괴테 등 이른바 위대한 지성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호기심이 왕성하고, 학습하는 기쁨을 추구하며 오픈엔드의 매력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다.
지식의 오픈엔드성을 즐길 수 있는가 없는가? 나는 이것이 학습하는 기쁨의 회로를 폭주 영역까지 작동시킬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기쁨의 회로가 되풀이해서 계속 돌아가면 뇌도 점점 단련되어 간다. 이 되풀이 작업에는 끝이 없으므로, 인간은 오픈엔드의 학습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키워드는 ‘맹공부’라고 생각한다. 작가인 사카이야 다이치 씨가 말했듯이 우리는 이제 ‘지가사회(知價社會)’, 지식과 기술과 정보가 지배하는 사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사회에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은 역시 학문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를 능가하는 기세로 급성장하고 있는 구글의 예를 들어보자. 구글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로, 이 회사의 검색 시스템은 그래프이론을 응용한 것이다.
구글의 창시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인터넷은 역사상 최대의 그래프 구조라는 발상을 계기로, 어떻게 하면 인터넷 웹페이지의 중요도를 평가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그 결과 링크 개수 같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관련 웹페이지 사이에서 서로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유페이지의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발상의 계기는 단순했지만,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엄청난 학문적 지식이 필요했을 것이다. 분위기나 기분만으로 벤처기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무한 이야기다. 제대로 된 학문이 없으면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없다.
인터넷의 옥션 시스템도 여신기술이나 인증기술 등 세밀한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그것을 모르면 안전 문제를 처리할 수 없다. 이처럼 모든 부분에서 바탕이 되는 것은 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