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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 실천법--나의 원동력은 열등감과 두려움<2>

리첫 2019. 9. 23. 13:52

나의 원동력은 열등감과 두려움

 

‘도쿄대에 들어가 국가공무원이 되겠다.’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 두려움은 어려서부터 줄곧 느껴온 존재 가치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는 캐릭터가 나의 존재 가치라고 믿었다. 그래서 매번 시험을 치를 때마다 ‘이번에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느끼곤 했다. 캐릭터를 유지하는 것이 생명줄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성적이 떨어지면 아무도 나를 상대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지금 돌아보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발상이었지만, 당시에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어느덧 해가 바뀌어, 고향인 삿포로 시에 있는 공립 중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 중학교에서는 시험 등수를 복도에 붙인다고 들었다. 끔찍하게도, 서열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다!

 

가뜩이나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캐릭터에 목매던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압박감에 더 짓눌렸다.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인 데다 존재 가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지나친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더욱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다시 말해 당시 나의 가장 큰 원동력은 두려움이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존재 가치를 잃게 되고, 친구들은 하나둘 떠나고, 혼자 도시락을 먹어야 하고... 사춘기 초입의 상상력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결과, 중학생이 되고 처음 치른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 좋은 성적으로 나의 존재 가치를 지켜냈다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숨 돌리고 나니 1등은 누구일까가 궁금해졌다. 나랑 같은 반이었던 아이였다. 그걸 알고 나니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친구라면 따라잡지 못할 것도 없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나도 1등을 할 수 있겠는데...?

 

그다음 시험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한 결과, 마침내 전교 1등을 차지했다. 1등이 되었으니 이제 내 맘이 편해졌을까? 천만에. 절대 그렇지가 않았다!

 

이번에는 ‘다음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이어졌다. 대범하지 못한 내 성격이 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타고난 걸 어쩌겠는가. 그 덕에 학교 최고의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항상 온 힘을 다해 공부할 수 있었다.

 

걱정하고 조바심하는 성격 덕에 성적이 떨어지는 일 없이 꾸준히 잘 나왔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나서는 ‘이번엔 좀 더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좀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보자’ 하는 식으로 나 자신과 경쟁했다. 그렇게 선순환을 반복하면서 점차 높은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