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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가르치는 기술<4>

리첫 2020. 1. 20. 10:17

쉽게 가르치는 기술<4>

 

가르친다는 것은 마음을 사로잡는 행위

 

사람을 사로잡는 힘을 가져라

 

‘배우’로서의 역할을 살펴보자. 이것은 말할 때의 억양, 간격, 시선 처리, 복장, 헤어스타일, 몸가짐 같은 부분을 가리킨다. 가르친다는 것은 사람 앞에서 서서 사람을 사로잡는 행위다.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말하는 방식이나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 등의 ‘배우’로서의 기술도 철저히 연구해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말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가르치는 사람이 또렷하지 않은 목소리로 알아듣기 어렵게 말하면 듣는 사람은 짜증이 난다. 경전을 읽듯이 담담하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은 졸리다.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긴장되고 격앙된 목소리로 얘기하면 듣는 사람은 피곤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억양’과 ‘간격’이다. 듣는 사람이 절대 질리지 않도록, 말할 때 목소리의 강약과 간격을 조절하며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선을 산만하게 두지 않고 골고루 분산시켜서 듣는 사람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서서 가르치는 사람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듣는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몸가짐을 바로 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사람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그 사람이 말하는 내용보다 외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의해 듣는 사람과의 관계가 결정된다. 듣는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신뢰하게 하려면 ‘어떻게 보이는가?’를 항상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듣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로잡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어떻게 보이는지를 연구해서 실천해야 한다.

 

가르치기 전에 믿음을 주어라

 

예언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은 사라지지 않은 풍습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주역, 손금, 점성술, 타로 카드 등 다양한 도구로 점을 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거짓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믿고 싶다.’는 것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험생은 대학 합격을 위해 추운 겨울에도 유시마텐진(湯島天神) 신사 같은 곳에 참배하러 간다. 가서 ‘합격’이라는 부적을 산다거나 소원을 적는 나무 액자인 에마(繪馬)에 “와세다 대학 합격하길”이라고 써서 매달아 놓기도 한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들은 합격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좋은 영향을 미치기는커녕 한겨울에 신사 같은 곳에 가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져서 오히려 합격에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그래도 사람들은 신사에 간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신사에 참배하러 가는 것과 합격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신사에 간다.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동물이다.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배우는 사람의 이런 마음을 예언자의 입장에서 ‘지지’해주는 것이다. “너라면 반드시 성공할 거야.” 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배우는 사람에게 “항상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로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너는 반드시 잘 될 거야!

 

예를 들어, 지금까지의 모의고사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그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51퍼센트 정도라고 하자. 시험 직전 그 학생은 분명히 가고 싶은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강사에게 상담을 하러 올 것이다.

 

이런 경우 상담하러 온 학생이 원하는 대답은 단 한가지다. “합격할 수 있으니 지원해라.” 이때 학생은 자신의 고민과 불안을 단호하게 부정해 주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해주는 사람은 분명하고 단호하게 그 자리에서 “괜찮아!”라고 답해주는 것이 최선이다.

 

나 같은 경우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합격 가능성 같은 게 어떻든 상관없잖아. 입시라는 것은 오케하자마(桶狹間) 전투야. 오케하자마 전투에서 노부나가(信長)의 군대가 이마가와(今川)의 군대를 이길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니. 인간이란 사기(士氣)가 높으면 높을수록 불가능도 가능해지는 법이야. 병사들의 수에 집착하다 보면 노부나가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야. 그러니 합격 가능성 같은 자료에 집착하지 마라 너는 지금부터 오케하자마 전투에 출전하는 거야. 이런 자료는 어떻든 상관없어. 이런 데 신경 쓰다 보면 아무것도 못해. 그러니 시험이나 잘 치렴. 너는 반드시 합격할 거야. 내가 보장한다!.”

 

기존 자료를 보면 합격 가능성이 51퍼센트밖에 안 되니까 반드시 합격한다는 것은 물론 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51퍼센트의 합격 가능성을 있는 그대로 말해 주면 그 학생의 합격률은 38퍼센트로 떨어질지 모른다. 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순간 그 학생은 정신적으로 강해진다. 합격률이 68퍼센트가 될 수도, 98퍼센트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약국에서 약사에게 “이 약의 효과가 좋습니까?”라고 물었을 대 그 즉시 “네, 효과가 정말 좋습니다,”라는 대답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격려의 말은 비즈니스의 현장에서도 통한다. 부하 직원이 “계약이 성립될지 안 될지 몰라요. 불안해서 어쩌죠?”라고 물었을 때 “괜찮으니까 잘 하고 와. 자네라면 반드시 잘 해낼 거야.”라고 말해주는 순간, 그 부하 직원은 마치 화재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괴력을 발휘하는 소방관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된다.

 

게다가 공부에 관해서라면 매우 합리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내가 보기에 ‘합격을 할까 못할까’, ‘계약 성립이 될까 안 될까’ 같은 것으로 고민하는 건 시간낭비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고 약속 하나라도 더 잡아두는 편이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고 영업 실적을 올릴 기회를 잡는 데 유리하다.

 

상대방이 ‘나는 성공을 향해 가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고 지지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가르치는 사람이 예언자로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