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의 즐거움<1>
졸업하면 공부는 끝?
프로의 세계는 냉엄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현재도 스케줄 틈틈이 매달 모리타요법(정신과의 모리타 쇼마<森田正馬>가 창안한 신경증에 대한 정신요법) 모임에 참가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3개월에 한 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까지 가서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그때그때 의료 관련 공부 모임이나 각종 세미나에도 참가한다. 일을 할 때도 친구들과 만날 때도 공부하고 싶다는 의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 근간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항상 그런 말을 듣고 자라서일 수도 있다.
요즘은 어른의 생활에 공부라는 요소가 빠져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이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공부와 담을 쌓게 되는 경우는 흔하디흔하다. 대학 입학 때와 비교하여 졸업 때에 오히려 학력이 떨어진 학생도 드물지 않다. 무심코 공부를 기피한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대부분의 어른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일생을 마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 기업에서는 지금까지 학벌과 종신 고용, 연공서열이 세트로 존재했다. 도쿄대를 졸업한 학생이 기업에서 출세하지 못하면, 단지 그 이유 하나로 우수한 도쿄대 졸업생들이 그 회사에 입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도쿄대 출신 직원은 능력이 없더라도 일정 단계까지는 실제 수준보다 높이 평가하여 출세시키는 시스템이 이어져왔다. 그런 탓에 ‘좋은 대학만 졸업하면 장래는 편안하고 무탈하다’, ‘어른이 되고 나서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풍조가 정착되고 말았다.
인생의 갈림길은 어른이 되고 나서 하는 공부에 있다. 꾸준히 공부하여 실력을 키운 사람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프로야구 선수가 구단에 입단할 때 “당신은 야구 명문인 대학에서 큰 활약을 펼쳤으니 10년간은 레귤러 포지션을 맡고 은퇴 후에는 코치나 감독으로 취업을 보장하겠다.”고 장래를 약속받는 일이 있을까? 계약금은 확실하게 많이 받겠지만 몇 년이 지나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리고 이보다 심하면 반강제적으로 은퇴까지 당한다. 반대로 드래프트 때는 저평가를 받아도 연습을 거듭하여 실력을 향상시키면 연봉 수억 엔의 선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프로 세계의 상식이다. 기업에서도 업무 능력이 떨어지면 하버드 출신이라도 당연히 저평가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실력이 있으면 당연이 학벌은 불문에 부쳐지는 것이 프로의 룰이다.
연봉과 일의 관계
일 잘하는 사람은 공부를 한다
실제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공부도 열심이다. 잡지 <프레지던트>에 연봉 2,000만 엔(약 2억 원)인 사람과 연봉 500만 엔 (약 5,000만 원)인 사람의 공부법을 비교한 기사가 게재된 적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연봉 2,000만 엔 이상이 사람의 69.2%가 “일 이외의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있다.”고 답하여 연봉 500만 엔대 사람의 41.2%를 크게 웃돌고 있다. 또한 연봉 2,000만 엔인 사람의 53.2%가 3개월에 1회 이상 세미나나 공부 모임에 참가하고 있었다. 연봉 500만 엔인 사람의 31.5%보다 높은 수치다.
그밖에도 ‘연봉이 높은 사람은 정치나 경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 전심이나 취침 전 빈 시간에 공부한다. 평일에 1시간 이상 공부하는 사람이 많다. 독서 시간이 길다.’ 등의 명백한 데이터가 많다. 역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일에서도 인정받고 좋은 대우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진화가 직장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미국 뉴욕시립대학의 캐시 데이비슨(Cathy Davidson) 교수는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에서 2011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65%는 대학을 졸업할 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단순 노동만이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 등 지적 노동이이라고 불리는 분야도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혹자는 전 세계 노동자의 80%가 직장을 잃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도 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공부가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