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준칠46--사용하지 않는 지식은 소용이 없다
아무리 머릿속의 지식을 늘린다 해도 사용하지 않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 애써 입력해놓은 지식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두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저장해둔 지식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출력’ 연습을 해야 한다.
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끊임없이 시험을 반복해야 하므로 출력 트레이닝이 부족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시험을 치는 목적은 학생으로 하여금 평가에 대비해 공부를 하게 하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머릿속에 입력한 지식을 출력할 기회를 만드는 데 있다. 그래야만 공부한 것이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되기 때문이다.
흔히 “사회인이 되고 나서 기억력이 나빠졌어요!”라고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 사회에 나가면서부터 기억력이 떨어지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시험을 보지 않고 출력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것도 기억력이 나빠지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아무래도 시험이 없으면 힘들게 공부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승진시험을 자주 보는 회사원은 상대적으로 기억력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는 출력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라 하겠다.
보통 의무교육 과정을 논의할 때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너누 크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된다. 하지만 시험은 기억을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돕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따라서 성인이 되도록 의식적으로 시험과 같은 출력 기회를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필기시험을 앞두고 교본을 읽거나 기출문제집을 풀어보는 등 시험에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따라서 필기시험에 갓 합격한 초보운전자는 도로교통법규나 안전운전에 관해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면허가 정지되지 않는 한, 두 번 다시 교통법규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관련 지식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면허를 취득하고 3~5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같은 시험을 치르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보다 낮은 점수를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지금처럼 강의를 듣는 대신 시험을 보게 해 복습할 기회로 삼으면 교통사고나 교통법규 위반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의사도 5년마다 면허 갱신시험을 보거나 내과, 외과, 정신과 분야별로 갱신시험제도를 만들면 의료사고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시험이라는 제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기억을 유지하거나 지식을 늘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