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추려 본 자유학교의 역사와 유형
19세기 세계교육사와 자유교육사 지형도에서 덴마크는 이례적이며 매우 인상적이다. 첫째는 아주 이른 시기인 1814년에 최초로 학령기 아동(7~14세)을 대상으로 7년간의 의무교육제도가 국가 차원에서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모든 아동을 위한 학교가 세워졌으며 잘 정비된 교사양성제도가 마련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의무교육이 여자아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둘째로, 이 국가적 제도와는 별도로 혹은 상반된 견지에서 19세기 중엽 자유학교(friskole, 프리스콜레)가 태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19세기 중엽은 자유로운 정신이 여기저기서 태동하는 시기여서, 의무교육제도에 제한을 가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1855년 학교법에서는 만일 부모가 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낼 의사가 없을 경우 관계 부처에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의무교육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프리스콜레는 이 시기 절대왕정 치하의 덴마크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바꾸어 놓은 시민사회의 풀뿌리 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의 국가 공교육체제에 명백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19세기 초, 덴마크 정부는 유럽을 풍미하던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 아래 1814년 최초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7년간의 의무교육제를 도입했지만 새로운 정신으로 각성한 농민층으로부터 점차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의무교육제도가 가정 공동체에 무분별하게 개입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대폭 제한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학교교육을 받는다 해도 사회적 상승 기회를 갖기가 거의 불가능했고, 국가는 위법 행위에 벌금형이나 체형을 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학교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낳았다. 그리하여 교육에 대한 국가의 독점을 거절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 정치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자유로운 형태로 설립-운영하는 독자적 교육기관인 자유학교, 즉, 프리스콜레가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명백히 오늘날 대안학교의 선구적 형태라 할 수 있다. 현재 자유학교는 1~9/10학년 아이들을 위한 통합적 종합학교 형태로 운영되며, 2010년 기준으로 260여 개교에 학생 수 32,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