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는 자유학교와 같은 정신적 토양과 맥락에서 자유중등학교(efterskole, 에프터스콜레)와 시민대학(folkehøjskole, 폴케회어스콜레)라는 두 유형의 학교가 탄생한 점이다.
자유중등학교란 시민대학으로부터 유래한 학교다. 시민대학은 성인교육기관으로, 본래 18세기 중엽 민주적 정치체제를 향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덴마크 사회를 배경으로 태어났다. 특히 농촌 청소년과 농민이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영역에서 부르주아 문화에 맞서 ‘자유롭고 참여적인 시민’으로 자랄 수 있게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처음에는 농촌 청소년을 위한 ‘농민고등학교’ 형태로 출발했다가 차츰 청소년 교육을 위한 자유중등학교와 다른 경로의 성인 교육을 위한 시민대학으로 분화되었다.
오늘날 자유중등학교는 보통 14~18세 연령층의 8~10학년 청소년을 위한 자유중등학교(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정도에 해당)로서, 공교육제도에 병렬하는 구조로 설치되어 있다. 음악, 체육, 수공예, 자연 및 생태 등 특별한 영역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나 혹은 학교생활에 싫증을 내거나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1~2년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한 학교다. 한편 시민대학은 주로 18세 이상 청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오늘날 덴마크에서 볼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정치 문화적 민주주의는 이 대학의 역사적 기여 덕분이라고 종종 평가된다. 오늘날 자유학교의 발전은 이 시민대학을 모태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넷째는 이상과 같은 시도들이 다양한 유형으로 또 상당한 규모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또한 오늘날까지 맥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성장해 왔다는 점이다. 그 역사적 근원은 지금으로부터 160여 년 전에 시작된 민중운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세계사적으로도 보기 힘든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