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는 앞서 세 유형의 학교를 배경으로 20세기 중엽 이후 또 다른 세계관이나 사회문화적 근거 아래 다양한 자유학교들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 작은학교(lilleskole, 릴레스콜레): 19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났던 문화운동 내지 개혁교육운동 흐름을 타고 설립된 자유학교다. 릴레(lille)란 ‘작은’이란 뜻으로, 보수적인 공립학교에 대한 사회주의적 대안학교 성격을 띠고 있다. 52개 학교, 7,400여 학생이 있고, 이들이 모여 결성한 릴레스콜레협회가 있다.
* 자유실업학교(realskole): 19세기 후반에 자유학교와 같은 방식으로 설립되었다. 이념이나 교육학 때문이 아니라, 농촌이나 도시에 지적으로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공립학교보다 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되었다. 학생 수는 대부분 200~1,000명 정도로 현재 116개에 이른다. 이들 학교들로 결성된 덴마크실업학교협회가 있다.
* 1970년대에 들어 경건주의적이며 성서에 충실한 근본주의 개신교 종립학교가 세워졌으며 29개의 학교가 모여 기독교자유학교협회를 결성했다. 2010년 현재 37개교에 6,000여 명의 학생이 있다. 아울러 16개 정도의 가톨릭 사립학교로 구성된 가톨릭스콜레협회가 있다. 다원주의적이고 세속화된 공립학교에 대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 독일계 소수민을 위한 16개의 학교가 있으며, 20개 정도의 발도르프학교(Rudolf-Steiner-skole)도 있다. 그 외 유대인과 프랑스인 및 영어권에 속하는 사람들과 이슬람계 사람들을 위한 사립학교들이 있다.
* 아울러 인문계 고등학교인 김나지움(Gymnasieskole)이 있다.
* 기초교육 단계에서 다양한 자유학교들이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13.5%(총 2,100개 학교 69만 명 학생 중 500여 개 학교의 약 9만7천 명)이며 이중 전통적인 그룬트비-콜 식의 자유학교는 260개로 학생 수는 3만 2천여 명이다.(www.friskole/dk)
* 이들 초중등교육 단계의 학교들과는 별도로 자유학교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자유교사대학(Den frie Laererskole)이 올러럽(Ollerup)에 한 곳 있다.(이 대학을 나와야만 자유학교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교육적 배경을 가진 교사들이 어우러져 일하고 있다. 2008년 당시 자유학교 교사들의 학력 분포를 보면, 국립사범계 졸업자 53%, 자유교사대학 졸업자 7%, 일반대학 졸업자 10%, 다른 대학교육을 받은 이들이 9%, 교원양성과정 졸업자 12%, 그 외 다른 경로의 수업을 쌓은 이들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덴마크는 학교의 변화를 모색하려는 거대한 실험실처럼 보인다. 이 학교들 가운데 자유학교(friskole)와 자유중등학교(efterskole), 시민대학(folkehøjskole)은 오늘날 덴마크 자유교육의 역사적 기원과 전개 상황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이자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가장 영향력 있는 자유학교들이라 할 수 있다.
덴마크의 모든 중요한 학교법(구조, 재정, 교사양성 등)은 정치적 합의 위에 기초한다. 따라서 자유학교와 공립학교는 동일한 국가조직과 학교법의 테두리 안에 놓여 있다. 덴마크 교육 지형도가 보여주는 이 특이한 현상은 역사적으로 니콜레이 그룬트비와 크리스텐 콜이라는 두 사상가로부터 유래한다. 따라서 두 인물의 교육사상을 그들이 구현해 낸 다양한 자유학교들의 사례와 맥락에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