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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교육<10>

리첫 2020. 9. 1. 12:27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서 그룬트비는 생동성과 자유, 그리고 자연스러움을 중시했다. 당시 서양에 보편화되어 있던 기계적 암기 학습을 폐기하도록 했고, 대신 이야기와 노래, 놀이를 추천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즐거움과 기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소통(two-way communication) 상호적 인간관계 구조를 중시했다. 즉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고사와 부모 등 다양한 주체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하고, 강의와 시험이 능사가 아니라 자유로운 담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육과정의 기본 축은 읽기, 쓰기, 셈하기 외에도 동물과 식물에 몰두하기, 삶의 실제적인 기술 익히기 같은 데에 두었다. 조국의 역사와 종교를 중시했으며 이들 과목은 교사의 이야기하기노래하기를 통해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종교교육의 경우 그룬트비는 학교에서 의무로 가르치는 종교 수업이 종종 아이들을 메마르고 경직되게 만든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교리주의적 종교 수업으로 책임을 돌리면서 다른 해법을 모색했다. 근본적으로 성경과 기독교 신앙은 학교에서 강제할 문제가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들이 책임을 지고, 교회에서 가르쳐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방법에서도 역시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 역사 과목처럼 이야기하기와 노래하기를 권장했다. 그룬트비 스스로 학교에서 생생하게 쓰일 수 있는 많은 노래를 작곡했는데, 그 주제는 성경과 세계사와 덴마크 역사에서 취했다. 이 노래는 아직까지도 프리스콜레에서 불린다.

 

아동교육에 대한 그룬트비의 관점은 교사교육기관을 통해 덴마크 교사 양성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대부분의 덴마크 학교들에 폭넓게 스며들어 갔다. 이러한 흐름을 타면서 또 다른 독자적 관점에서 자유학교를 현실적으로 구현했던 인물이 바로 크리스텐 콜(Christen Kold)이다. 이 점에서 그룬트비와 콜은 늘 한데 엮어서 일컬어진다. 하지만 콜은 단순히 그룬트비 이론의 실천적 계승자라기보다 또 다른 정신적 배경과 이력 속에서 독자적 관심을 갖고 활동했던 인물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사상과 활동을 각각 제대로 살필 때 덴마크 자유교육의 역사적 위상과 후세를 위한 의미도 정당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이제 크리스텐 콜의 생애와 자유학교를 위한 그의 활동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