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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치는 교수<3>

리첫 2020. 9. 13. 19:35

 

 

 

 

대학이 이제는 깨달아야 할 것들

 

대학생과 대학의 경영여건이 달라지면서, 대학간의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어떤 이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대학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방의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에서는 학생 유치에 이미 비상이 걸렸다. 진학할 학생이 없는 것이다. 또 취업이 되지 않는 4년제 대학보다는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학을 택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현상이다.

 

대학은 앞으로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대학의 본업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학위 수여 공장’, ‘교수의 논문 생산 공장---.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학은 학생과 사회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모든 조직에는 목적이 있다. 목적이 명확해야 조직 활동의 방향도 명학해진다. 조직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 바로 본업이다. 어떤 조직이든 본업에 소홀하면 실패한다.

 

대학의 본업은 과연 무엇일까? 대학의 본업은 우선적으로 연구 활동을 통해 사회와 기업에 최상의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내는 것이다. 이것이 대학의 사명이자 존립 목적이며, 본업이다.

 

우수한 인재란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과 인성, 태도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지식과 정보는 사설학원에서도 잘 가르칠 수 있다. 사설학원은 일종의 기업이지만,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대학은 학원과 달리 학생들에게 인격과 인성,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대학의 수업료가 사설학원보다 비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초--고등학교는 대학입시 준비에만 올인하느라 좋은 인격, 인성, 태도 교육을 뒤로 미뤄왔다. 그 결과 수업, 열정, 인성교육조차 학원에 뒤지게 되었다.(KEDI 조사 결과) 대학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 진학한 학생들에게 진학한 학생들에게 지식과 정보만을 가르쳐 왔다. 그 결과 사회와 기업으로부터 불량품을 양산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초--고등학교가 미뤄온 인격, 인성, 태도 교육의 후유증에 대한 책임을 대학이 모두 뒤집어쓰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제 대학의 운영자, 교수, 교직원은 대학의 본업이 무엇인지를 먼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학위 공장’, ‘교수의 논문 생상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교수라는 위치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대학교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첫째, 대학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둘째, 대학교수는 연구하는 사람이다.

셋째, 대학교수는 학생들에게 바른 인격과 인생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이뤄야 훌륭한 교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떤가? 적지 않은 교수들이 스승의 역할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주업무는 연구이고 교육은 부차적 업무라고 생각한다. 연구하고 논문 쓰느라 가르치는 일에 소홀한 교수들을 향해 학부생들은 이렇게 항의를 한다. “연구논문 써서, 학생들 가르치는 데는 얼마나 활용하느냐?”. 왜 학부생들의 학비로 월급을 받으면서, 대학원생 지도와 논문 쓰는 데에만 힘을 쓰느냐?”.

 

교수 개인으로서는 연구 성과가 가장 중요할지 모르지만, 비싼 수업료를 내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우수한 품질의 수업을 제공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는 그런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나아가 교수들은 강의실과 교재 밖에서 학생들의 삶을 지도해주는 스승 역할도 해야 한다. 이것이 교수의 본업이고 정체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