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자유학교의 특징: 역사적, 교육학적 견지에서
초창기 자유학교의 성격을 역사적 견지에서 조명하자면 다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종교적 차원에서 자유학교는 덴마크 국교의 신앙 양태를 개혁하고 갱신하려는 관점을 바탕으로 삼았다. 둘째, 국민적 차원에서는 독일 문화권과 구별된 북유럽 민족이라는 연대 구조 속에서 덴마크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강력하게 반영되었다. 셋째, 사회적 차원에서는 당시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농민의 자유로운 삶을 고양시키고 지원하려 했다. 넷째, 정치적 차원에서는 절대왕정의 잔재를 청산하고 옛 정치 구조적 패러다임을 넘어서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여기서 농민 스스로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정치적 반대자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가지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정당’이 설립되었다.
교육학적 견지에서는 내용상 다음 다섯 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 첫째, 모국어를 강조했다. 둘째,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죽은 언어와 죽은 책의 지식에 대항했다. 그런 뜻에서 반(反) 주지주의적 성격을 표방했다. 셋째, 종교를 집에서 가르쳐야 할 과제로 이해하고 학교 교과로 하는 것을 반대했다. 넷째, 종교를 지식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삶에 관철시켜야 할 문제로 이해했으며 따라서 학교의 내면적 성격 역시 종교적으로 관철시키고자했다. 다섯째, 학교 수업의 기조를 덴마크 역사를 바탕으로 민족적 성격을 강조하는 형태로 만들고자 했다. 교육 방법으로는 다음 여섯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첫째, 암기와 벼락 공부에 대한 비판. 둘째, 체벌 반대. 셋째, 어린이에게 적합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수업 모색. 넷째, 문자보다는 구술에 의한, 즉 말해진 언어(이야기, 강의, 동화, 대화, 노래) 중시. 다섯째, 읽기 수업에 동기 부여가 가지는 의미. 여섯째,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능동적 역할 촉진. 이상의 특징을 살펴볼 때 초기의 자유학교는 교육 내용상으로는 부분적으로 보수적 성격도 함축하고 동시에 민족주의적이었지만, 방법적으로는 놀라우리만치 현대적이며 시대를 앞서간 것이었다.
초창기 자유학교의 역사에서 이러한 그룬트비-콜 식의 접근 방식은 결정적이었다. 자유학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히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부분적으로 외부 영향 속에서 새로운 전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학교의 성격은 어떠한가? 계속해서 20세기 자유학교의 면모를 간추려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