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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교육<28>

리첫 2020. 10. 29. 20:04

 

 

 

자유학교의 원리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공통 원리는 폴켈리(folkelig)적 요소, 평민적 요소이다. 마치 선전 문구처럼 들리는 이 말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자기 자신과 타자를 위해 기꺼이 책임지는 자세를 말한다. , 공동체성과 자유를 함께 강조한다. 이 둘은 언제나 함께 붙어 다닌다. 공동체를 말하지 않고서 평등을 말할 수 없고, 평등을 말하지 않고서 공동체를 말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느 하나도 다른 하나의 희생을 담보로 할 수 없다. 자유를 공동체성에 귀속된 문제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공동체 안에서 자유란 구성원들이 피차 서로 빚지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성 또한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자유를 찾을 수 없을 경우 그 자체가 모순적이다. 거꾸로 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자유를 그 요소로 삼는 공동체에서 취할 수 있다.

 

평민적 요소는 다른 한편으로는 평등을 지향하는 책임을 뜻한다. 평등이란 다음 두 가지를 말하는데, 그룬트비의 노래(평민운동의 노래로 불리기도 했던)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성과 오두막은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외적 평등을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든 권리 행사는 동등하다는 인식이 여기서 출발한다. 이런 모습으로 평등을 촉진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낙농업자의 예를 들면 두 마리 소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농부라 할지라도 서른 마리를 가진 부농과 아무런 차이 없이 같은 영향력과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동일한 자격이 처음부터 주어지고 이는 보다 더 큰 평등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경제력과 지식은 스스로 평등하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결코 평등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동일한 존엄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원칙적으로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창조된 존재라면 외적 조건에 있어서도 더 많은 평등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말이다.

 

평민적 요소에 대해 언급해야 할 다른 요소는 책임에 대한 문제다. 자기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진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관료나 전문가가 하는 만큼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와 위험에 대해 스스로 감수해 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결정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잘해 낼 수 있었다. 때때로 실패도 했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겠으며 점점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여기서 자기 신뢰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에 대해 그들 스스로도 놀랐다. 그와 동시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으나 타인을 돕는 데 너무 비싸게 구는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도 생기기 시작했다. 전문가에게 기대기보다 자기를 신뢰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