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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교육<37>

리첫 2020. 11. 15. 12:14

 

 

 

2) 오덴서 자유학교(Odense Friskole)

 

여러 세대들이 형성한 성과

 

우리 학교는 176,000명의 인구와 38개의 국공립초등학교, 11개의 다양한 자유초등학교가 있는 오덴서 시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학교 건물 중 절반은 20세기 초엽에 지어진 것이고 다른 절반은 그 이후에 새로 지어졌다. 임대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는 썩 아름답지 못한 주위 환경을, 우리는 예술작품과 아기자기한 시설물을 학교 구석구석 배치함으로써 분위기를 다르게 바꾸었다.

 

우리 학교의 역사는 132이나 되었고 그룬트비와 콜의 전통을 가진 학교로는 대도시에 있는 몇 안 되는 학교들 중 하나이다. 360여 가구에 이르는 가정이 우리 학교와 관계를 맺고 있다. 6~17세 사이의 아이들과 청소년 490여 명이 우리 학교에 다닌다.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가 오전 수업이며, 오후 230분에 문을 닫는다. 시간 배정은 학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전체 학제는 11년이며, 33명의 교사와 9명의 교육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일한다.

 

학교 공동체(school circle)는 학생, 학부모와 학교와 연관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공동체의 장은 학교 일에 전적인 책임을 진다. 여기에는 수업계획, 교사 임용 및 면직, 재정 및 건물의 시설 관리 등의 사안들이 있다.

 

의무를 진 공동체

 

오덴서 자유학교는 특정한 이념이나 교육학적 원리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 학교는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세워졌다. 구성원의 다수는 수공업자들로 대부분 그룬트비와 콜의 정신에 고취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1863년 함께 학교를 세웠다.

 

우리 학교는 세대를 이어오는 살아 있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그 안에서 진행되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 학부모, 교사가 자주 만나야 한다. 학부모는 학교 일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을 학부모들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학교 공동체의 과제는 학교의 전통과 근본 입장을 견고히 지키고, 학교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학교 공동체 안에서 학교의 겉모습과 내면을 옳다고 판단하는 바에 따라 만들어 가는 자유를 가진다.

 

학부모들은 교사를 통제하거나 조정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신뢰는 체험과 대화를 통해서만 생겨난다. 그 출발점은 학교의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 교사, 교직원 모두가 공동 책임을 진다는 사실에 있다. 한편 교사는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학부모를 신뢰하는 한편, 학부모가 가진 권리 또한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업과 교육은 섬세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수년에 걸쳐 우리는 학부모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대화해 왔다. 360여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과제이다. 우리는 학부모들을 아이들과 함께 혹은 학부모만을 저녁 만찬이나 강연과 음악회, 연극 자리에 초대했다. 그렇게 해서 모든 학부모들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학교의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 기회를 통해 우리는 학부모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