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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자유교육<39>

리첫 2020. 11. 27. 12:24

 

 

 

스티븐스 자유학교(Stevns Friskole)

 

유기체로서의 학교 공동체

 

학교 공동체(school circle, 학교를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집단)의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학교 공동체는 유기체처럼 다양한 기관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움직인다. 이 기관들은 지원단(아이를 학교에 보내지는 않지만 학교를 지원하는 친구들), 학부모, 어린이, 교장, 교사와 의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은 자유학교의 존립을 본질적으로 가능케 한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만나는 공동체 총회, 학급 학부모회, 학부모들의 학교 방문의 날, 교사의 가정방문 등. 그중 가장 중요한 만남은 축제 때이다. 학급 축제, 봄의 축제, 여름 학기가 끝나고 방학에 들어가는 축제, 그중에서도 성탄절은 3백여 명의 어린이와 어른들이 참가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한 해에도 여러 번 만나곤 한다.

 

이질적 요소가 어우러진 학교 공동체

 

하나의 집단은 중심을 이루는 하나의 원을 그린다. 학교 공동체도 이런 식으로 존재한다. 이 원의 중심은 학교의 목표이자 삶의 관점이다. 이것을 유기체의 심장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그 원은 기독교적 삶의 관점에 의해 이루어지며 매일 아침 주기도문을 외울 때 함께 부르는 노래로 표현된다.

 

그렇다 해도 이 공동체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모든 학부모들이 이러한 그룬트비와 콜의 학교관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에 지원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대부분은 학교 공동체가 가지는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시도하는 음악 수업의 독특성 때문에 온다. 한편 아이들이 노동시장에 나갈 때를 대비해 다른 학교에서보다 더 잘 준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단지 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사립학교에 보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낸다. 그보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공립학교 교육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또 극히 소수의 아이가 학교 내 심리학자나 사회복지사의 조언을 받고 우리 학교에 오기도 한다.

 

협력 관계

 

모든 사람들은 우리 학교에 지원하기 전에 우리 학교가 지향하는 이념에 대한 기초 안내를 받는다. 그 후 협력에 동의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다. 그러나 학교편에서도 역시 학부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교육의 관점에서 서로가 상당 부분 일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학부모는 공교육에서보다 더 많이 학교 일에 참여해야 하는 점에 분명히 동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입학이 어렵다. 드물게 입학하고서 몇 년이 지나 자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학교에서 펼치는 교육활동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일치하지 않고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드물게 아이를 다른 학교에 보내도록 학교가 학부모에게 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협력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계속 다니든 그만두든, 선택의 자유는 양측 모두에게 주어진다.

 

여기서 언급한 학부모에 대한 사항은 교사에게도 해당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모두가 좋은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고 행복하게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경우이다.

 

다양한 해석

 

스티븐스 자유학교의 목표는 그룬트비와 콜의 출발점으로 삼아 운영하는 것이지만 그런 목표 설정에는 폭넓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며, 그룬트비와 콜의 자유학교를 흥미진진하고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 그리하여 매년 학교의 정체성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진보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불 꽃 튀는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누군가가 문을 박차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대화는 생산적일 때가 더 많다. 우리 학교에서 자유는 최상위에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