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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치는 교수<31>

리첫 2021. 4. 7. 18:32

 

잘 가르치는 교수<31>

 

긴장감신바람으로 바꿔라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은 국--수 그룹에 속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서는 음악-미술-체육 그룹에 속한다. 국영수는 머리로 공부하는 과목이지만, 음악-미술-체육은 아무래도 노는 쪽에 가까워서 학생들이 부담을 덜 느낀다. 한 교육학자는 우리나라도 영어를 노는 과목에 포함시키고 학습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게임을 하면서, 놀이를 하면서 영어를 공부해야 쉽게 말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책과 노트와 연필을 들고 교실에서 공부하니 교실 밖에서 연필, , 노트 없이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는 새로운 수업 문화의 모델로 우리의 전통 마당놀이에 주목한다. 서양의 공연인 무대와 객석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공연 중 관객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한다. 그러나 울의 마당놀이는 연기자와 청중의 경계가 없고 함께 즐기는 신바람의 장이다. 그런데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명확한 서양에서는 쌍방소통이 잘 되는 수업 방식을 만들어냈는데, 정작 마당놀이라는 좋은 모델을 가진 우리는 어쩌다 이처럼 경직되고 일방적인 수업 방식을 만들어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재미있게 노는 것을 약간은 부정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선생님들은 교실에 긴장감이 감돌아야 수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이든 어른이든 노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놀면서 수업을 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공포감보다 유머긴장감보다 신바람이 수업의 효과를 높여준다. 근엄하고 딱딱하고 지루한 강의는 더 이상 학생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주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수업을 마당놀이처럼 시바람 나게 진행할 수 있을까? 교수는 늘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 수업 시간 내내 놀이하는 것처럼 활기가 넘치고 신나도록 수업 전체를 기획해야 한다.

 

필자의 수업 중 1교시에 시작하는 과목이 몇 개 있다. 학기 초에는 지각생들이 많아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지각생은 줄어든다. 수업 시작 후 뒷문을 잠그고 앞문으로 들어오게 하기 때문이다. 지각생은 입장할 때마다 모든 학생이 박수로 환영을 해준다. 수업 중에 스트레칭도 하고, 수화도 배우고, 노래도 부르고, 기악 전공자들이 연주도 한다. 가끔 야외에서 포크댄스도 한다. 각 조별로 자유롭게 다과와 음료를 준비하여 먹으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사진기자로 뽑힌 몇 명은 열심히 카메라를 들고 수업장면을 찍어서 사이트에 게시한다. 피곤하거나 화장실에 볼일이 있는 학생은 수업 중에 언제라도 드나들 수가 있다. 신바람까지 불지는 않지만 이런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수업에 지장을 준다고 느끼지 않는다.

 

학생들은 권위주의와 경직성을 대단히 싫어한다. 교수는 어떻게 교실에 긴장감 대신 활기가 넘치도록 할 것인지 연구를 해야 한다. 매시간 오늘은 또 무슨 프로그램이---.”하고, 학생들이 궁금해 하고 기대하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교수의 창조성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표정이 밝은 수업이 신나는 수업이다. 우리의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과연 지금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