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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들<2>

리첫 2021. 7. 4. 13:58

 

아기공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들<2>

 

아키타(秋田) 각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모든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현 내의 여러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했지만, ‘걱정스럽다거 생각했던 수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이렇게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아키타의 아이들은 모두 수업에 충실했다.

 

국어 수업을 예로 들어보자. 인간의 신뢰와 우정의 문제를 다룬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1909~1948)의 단편소설 <달려라 메로스>를 읽을 때, 선생님이 여기에는 왕의 얼굴은 창백하고라고 되어있는데, ‘왕의 얼굴은 파리하고라고 한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하고 물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생각한 후 곧바로 토론을 시작한다.

 

“‘창백하다고 하는 게 더 무서운 느낌이 들어요”, “‘파리하다는 조금 연약하다고 할까, 창백하다보다는 절망적이고 가망이 없다는 느낌이 덜해요”, “‘창백하다는 소리의 느낌이 강해서 환자라는 인상을 더 풍기는 것 같아요하는 식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선생님도 아이들의 대답에 대해서 적절하고 세심하고 조언을 해준다.

 

언젠가 한 중학교의 연구수업에 참가한 적이 있다. 여러 학급에서 연구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는 교장선생의 안내로 여기저기 교내를 이동해야 했다. 그러던 중에 문득 한 교실을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조용히 수학 프린트 과제를 풀고 있었다. 선생님을 찾아보았지만, 교실에 없었다. 연극수업을 참관하기 위해서 다른 곳에 가 있다는 것이었다.

 

자습 시간에 선생님이 없으면 아이들은 기회다 싶어서 큰 소리로 떠들어대거나 교실 안을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키타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있든 없든 조용히 자습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 듯 보였다.

 

가정과 지역사회의 중심이 학교다

 

이런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수업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키타에서는 가정과 지역이 학교에 매우 협조적이다. 따라서 언제든 교사와 학생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아키타 현 중앙의 다이센(大仙) 시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전교생이 60명 정도인 작은 학교이지만, 가정과 지역의 어른들이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고 교장선생이 말했다.

 

학교에서 연극을 하면 어머니들은 의상을 준비하고, 아버지들은 도구를 만들어준다. 기타나 드럼 등의 연주가 필요할 때는 학부모의 친구나 졸업생의 부모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공연 당일에는 학부모는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 심지어 동네 사람들까지 참석해서 공연장을 가득 채워준다. 이웃 종가에서는 밭에서 딴 채소를 직접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 부모와 지역 어른들이 봉사자로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아키타의 지역 공동체의 힘이 학교 교육을 유지하는 데 매우 크나큰 역할을 담당한다.

 

물론 가정과 지역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학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전국 학력 평가의 학교 질문지에 있는 지역 어른들이 자유롭게 수업 참관을 할 수 있는 학교 공개일을 마련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키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거의 100퍼센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국 평균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약 80퍼센트로, 아키타보다 비율이 훨씬 낮았다.

 

아키타는 학교 통신의 발행률도 전국 평균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처럼 아키타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가 앞장서서 가정 및 지역과 연계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