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고형인가 암기형인가를 판단해서 가르친다
이해하는 사람? 암기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의사’로서의 역할이 있다. 상대방이 질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이치를 따지고 스스로 생각해서 이해하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고 암기하는 게 편한 사람인지, 천성이 낙천적인 사람인지 혹은 비관적인 사람인지 등 각각의 성향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 상대방의 성향을 이해했으면 거기에 맞는 처방전, 즉 충고를 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성격의 유형인지를 분석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없이 반복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꽤 정확하게 분류하는 게 가능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형’이거나 ‘암기형’이다.
가르치는 사람의 의사로서의 역할 중 특히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사고형인가 암기형인가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공부를 할 때 가정 기본적인 것은 사고와 암기를 적당히 균형 잡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나 암기 둘 중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을 적당히 조정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각각이 어떤 타입인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충고를 해주는 것이 의사로서의 역할이다.
생각하는 방식이 판단하고 이치를 따지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한 단계 한 단계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유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식으로 충고를 한다.
“생각하지 마. 좀 더 바보가 돼 봐. 이런 건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외우면 된다니까!”
이렇게 말을 해도 사고형 인간은 결국 하나하나 다 따져 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위의 말처럼 사고형으로 기울어져 있는 뇌의 축을 암기형 쪽으로 잡아당기면 적당한 균형이 잡힌다.
“너는 좀 더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 보고 생각해야 해. 항상 아무 생각 없이 외우기만 하지? 그러지 말고 확실하게 따져 보고 생각하는 게 지금의 너에게 중요해.”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암기형 인간이 어느 순간 사고형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그저 암기형 쪽으로 기울어진 뇌의 축을 사고형 쪽으로 잡아당겨 균형만 잡아 주면 성공이다.
사람에 따라 가르치는 방법이 다르다
이것은 상사나 부하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영업 실적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추진력이 약해진 부하 영업사원이 있다고 하자. 이런 사람에게는 “00씨, 너무 영업 실적에 집착하지 마. 실적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영업할 대상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지. 자료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잊어버려.”라는 말로 격려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충고해도 이런 유형의 사람은 영업을 하고 돌아와서는 다시 영업 실적을 헤아릴 것이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말해주는 편이 균형을 잡아 주는 셈이다.
한편, 자료는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감각으로만 움직이는 유형에게는 “00씨의 감각은 분명히 뛰어나. 그렇지만 일이니까 자료를 제대로 보고, 영업을 할 때 근거가 될 기초자료를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해. 이제 감각은 좀 접어 두고 자료를 보고 행동하도록 해. 알겠어?”라고 말해 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말해도 그 사람이 감각에 따라 행동하는 습관은 없어지지 않지만 자료나 객관적인 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는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상대방이 무게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이쪽에서 잡아당기고 저쪽에서 잡아당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에게 해주는 충고가 달라야 한다. 나 역시 질문을 하러 온 학생에게 종종 “앞의 A군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으면서 왜 저한테는 다르게 말씀하세요?”라는 식으로 추궁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돕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각각의 사정과 형편에 맞게 충고하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이 의사로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