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40—미래에는 활용형 학력이다
지식-기술형과 활용형 학력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했듯이, 전국 학력 평가에는 A문제와 B문제가 있다. A문제는 지식과 내용의 확인, 계산력, 그리고 기본적인 의미를 묻는 것이고, B문제는 그것들을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지, 문제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지, 주체적인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B문제를 활용형 학력이라고 하며,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의 ‘독해력’이 여기에 해당된다. B문제를 만든 것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학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실시되는 신학습 지도요령에는 활용형을 중시하는 문부과학성의 방침이 여실히 드러난다. 거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대화와 토론을 한다.’, ‘의견을 말하는 문장을 글로 쓴다.’, ‘평가한다’, ‘비판한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즉,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시된다.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여 앞으로는 학교의 입시 시험에서도 활용형 학력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로 학력을 그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나는 편의상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둘은 각각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라 표리일체이다. 지식과 내용의 확인이나, 계산과 의미의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체적인 판단과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식과 내용의 확인이나, 계산의 의미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활용할 수 없으면 그것은 ‘학력’이라고 부를 수 없다. 실제로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학력 평가의 B문제와 PISA의 ‘독해력’ 문제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주체적인 판단력, 평가력, 비판력을 좀 더 요구하는 문제는 얼마든지 출제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데에는 학력관에 대한 관대함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까지의 시험에서 실시되었던 지식과 내용의 확인, 계산과 기본적인 의미의 이해를 중시하는 학력, 즏 지식과 기술 능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거의 보편화되었다.
지금은 활용형 학력이 필요하다
활용형 학력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여러 번 이야기되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소수파의 의견일 뿐이었다. 그리고 학력은 역시 지식 및 기술형이라는 것이 압도적인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일본에서도 활용형 학력이 중시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계기는 앞에서 지적한 2004년도 PISA의 충격 때문이었다. 2003년에 실시된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의 결과가 발표되고, 세계에서 일본의 위치가 숫자로 표시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 아이들의 활용력, 문제해결력, 평가력이 충분히 키워지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때문에 문부과학성도 단번에 활용형 학력 중시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2007년부터 시작된 전국 학력 평가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지식 및 기술형의 A문제와 새로운 활용형인 B문제 두 가지의 형식을 설정해서 실시한 것이다.
B문제가 ‘활용형’ 문제로서 철저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대에 실생활에서 살아가는 능력,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스스로 생각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