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2)
우선 매우 우려스럽고 설명하기도 아주 힘든 개념인 ‘지능’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우리가 누군가를 보고 똑똑하다고 할 때 그 의미는 무엇일까? 똑똑하다는 말은 직관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고 나서야 얼마나 복잡한 의미인지 깨닫게 되는 개념 중 하나다. 어떤 사람은 수에 강하고, 어떤 사람은 어휘력이 풍부하다. 또 어떤 사람은 추상적 개념을 잘 이해하고, 또 어떤 사람은 구체적 지식을 잘 다룬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모두 ‘똑똑하다’고 똑같이 표현한다. 어찌된 까닭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깊이 생각해 보면 똑똑함이 요즘 들어 과하게 비난받는 IQ의 정의와 매우 밀점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개발된 IQ 검사는 지능의 다양한 측면, 즉 기본 지식(information), 수리력(arithmetic), 어휘력(vocabulary), 이해력(comprehension), 빠진 그림 찾기(picture completion), 블록 짜기(block design), 모양 맞추기(object assembly), 바꿔 쓰기(coding), 그림 차례 맞추기(picture arrangement), 공통점 찾기(similarity) 능력을 측정하는 열 개의 하위 검사로 이루어져 있다. 학자들은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IQ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각 하위 검사들에서 얻은 점수들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시 말해 열 개의 검사 항목 중 하나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면 다른 항목의 검사 결과도 좋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학자들은 모든 검사 항목의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 요인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이 요인을 일반 지능(general intelligence, 모든 지적인 과제에 널리 적용되는 요인) 또는 ‘g’라고 부르기로 했다. IQ 검사로 측정되는 것은 바로 이 일반 지능이다.
학자들은 물론 많은 비전문가들도 이런 IQ 검사를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인간에게는 IQ 검사로 측정할 수 없고, 그것으로 설명할 수도 없는 다른 뛰어난 능력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비판의 상당 부분은 타당성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지만 IQ 검사로 측정할 수 없다. 사교성, 정직성, 인내심, 지혜 등 우리가 높이 평가하고 더 잘 이해고자 애쓰는 인간의 다른 특성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은 IQ 검사로 측정되지 않는다. 여러 학자들과 저술가들은 인간의 이러한 특성들과 관련하여 또 다른 유형의 새로운 지능 개념을 제안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하버드 대학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교수가 제안한 다중 지능(언어 지능, 음악 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 지능, 신체운동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성찰 기능, 자연친화 지능 이론이다. 또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man)이 감성 지능, 즉 EQ를 주제로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감성 지능은 가정에서부터 직장에 이르는 현실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데 기여하는 자기통제와 열정, 끈기 등의 많은 수많은 요인들을 포함한다. 이런 다중 지능이나 감성 지능 같은 새로운 개념을 실제 지능의 한 유형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 지능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유명한 지능 학자 아서 젠슨(Arthur Jensen)은 다중 지능이나 감성 지능을 지능의 한 유형에 포함시키는 것은 체스를 운동 기술의 하나로 간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체스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해서 체스를 운동 기술로 분류한다면, 체스는 물론 운동 기술에 대해서까지 알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