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연습의 극적인 차이(4)
그러나 100년 뒤, 인간이 ‘엄격하게 정해진’ 타고난 한계에 도달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수많은 증거가 나왔다. 위대한 작가, 화가, 기업가, 발명가, 그 밖에 30년 혹은 4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면서 최고의 성과를 올린 유명 인사들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 같은 시기를 지난 다음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 19세기 후반까지 되풀이해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타이피스트, 전화 교환원, 식자공 등 몇 해 동안 성과가 정체돼 있던 숙련된 일꾼들이 인센티브나 새로운 훈련을 통해 갑작스러운 발전을 보였다. 위대한 업적을 재능으로 설명하려는 견해는 이러한 증거로 인해 큰 위기에 봉착했다.
폭넓은 증거들을 바탕으로 에릭슨과 공동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리는 뛰어난 개인들이 일궈 낸 위대한 업적을 예견케 하거나 적어도 그것을 설명할 만한 유전적 특성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하지 만 이들이 논문을 발표할 당시에는 아직까지 재능론이 우세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논문 저자들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재능 이외에 위대한 성과자들의 특별함을 대신 설명할 만한 가설이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즉 더 나은 대안을 내놓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내놓았다.
세 공동 저자가 내놓은 새로운 대안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모든 차이를 결정한다.” 또한 논문에서 명확히 밝혔듯 “전문가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더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온 기간에 좌우된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개념은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 ‘타고난 재능’으로 위대한 성과를 설명하는 관점을 명백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 저자들은 특정 분야에서 위대한 성과자들이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기존 관점에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한 차이가 절대로 극복될 수 없다는, 즉 타고난 재능 때문이라는 주장에 반대한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은 탁월한 성과자들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다.
둘째, 이들의 주장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뿐 아니라 위대한 성과에 관한 대부분의 학술 연구에서 발견되는 커다란 모순을 해결했다. 우리는 수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성과 면에서는 그다지 발전이 없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목격한다. 그런 사례들만 고려한다면 골턴의 의견에 선뜻 동의할 수 있을지 모른다. 분명 우리와 함께 일을 하거나, 골프를 치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발전하다가 명백한 한계에 도달하면 그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친다. 몇 년 더 한다고 해서 실력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가장 열심히 훈련한 사람들의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는 사례를 계속해서 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상반되는 두 가지 현상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을까?
에릭슨과 그의 동료들이 발전시킨 이론의 틀은 이런 모순의 핵심을 향하고 있다. 그들이 보기에 문제는 연습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데 있었다. 그들의 이론은 ‘연습을 통해 완벽해진다’는 단순한 관찰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라는 매우 명확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정확한 의미를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의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개인은 물론 팀과 조직의 성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길을 찾을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들의 주장은 제리 라이스가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