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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맡기는 공부법<19>--‘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방식의 효과적인 속습법

리첫 2022. 3. 20. 14:11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방식의 효과적인 속습법

 

내가 참가한 기억력 대회에는, 1시간이라는 제한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외우는지를 겨루는 종목이 있다. 시간이 1시간이나 되면 상당한 양을 외워야 한다. 평소에 수많은 연습으로 기량을 닦아 온 출전선수들조차 그것들을 1번 만에 다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떤 선수든 제한시간 내에 반드시 복습을 하며 외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하나 있다.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간 뒤에 복습을 해야 기억을 강화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점이다. 내가 맨 처음에 실험해본 복습은 설명했던 전 범위를 통째로 반복해서 외우는 것으로, 얇은 기억을 반복적으로 칠해서 두껍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금방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해하기 쉽게 다시 페인트칠에 비유해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여러 번 칠해서 깔끔하게 벽면을 완성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글쎄, 이 벽면이 생각보다 너무너무 넓었던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벽이 넓으면 넓을수록 페인트칠은 쉽지가 않다. 한두 번 칠해서는 제대로 색깔도 나오지 않고 군데군데 얼룩마저 심하게 생겨버린다. , 기억이 매우 얇을 뿐만 아니라 기억의 정착도 역시 균등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한 번 칠할 범위를 좁히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범위가 좁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여러 번 칠할 수 있었다. 또 소소한 성취감을 여러 번 맛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도 계속 유지된다. 나는 외워야 할 전체 범위를 몇 개의 소부분으로 나아가며 암기를 진행했다. 소부분의 복습에도 정성을 쏟은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잊을 만할 때 복습을 해야 뇌는 비로소 강한 기억으로 남긴다. 별로 망각한 것이 없을 때 복습을 하면, 뇌는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억을 강화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소부분 한 곳만 복습하는 게 아니라 진도를 계속 나가다가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해졌을 때 되돌아가 바로 앞의 것을 복습하는 것으로 방법을 수정했다.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각각의 소부분들을 복습하는 것이다. A, B를 외우고, 다시 C로 돌아가 C, D를 외우는 식이다. ‘삼보전진 이보후퇴방법을 쓸 때도 있다. 소부분 A, B, C를 외우고 되돌아가 B, C, D를 외우고, 다시 되돌아가 C, D, E를 외우고, 다시 되돌아가 D, E, F를 외우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각각의 소부분을 2~3번 반복하는 구조가 된다. 기억이 흐려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진도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속도를 높여서 학습을 진행해도 곧이어 2번이나 복습할 수 있다는 안도감 덕분에 빠른 속도와 고효율 진행이라는 즐거운 쌍두마차 효과를 누렸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속습법은 일반적인 공부 전반에도 통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