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직접 움직여 피부로 익히기
사소한 데이터의 엄청난 힘
지금까지 전체를 통째로 파악하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전체적인 모습을 알아냈다고 해서 모든 것을 파악한 것처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직접 움직여 피부 감각으로 세세한 것까지 익히기’다.
공부의 경우로 예를 들면, 계속해서 영어 단어를 써 본다거나 문제를 많이 풀어 보고 기출문제와 답을 통째로 암기하는 등 실제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일로 예를 들면 데이터 입력이나 정리 같은 단순 작업, 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것,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상품을 구입해 보고 서비스를 받아 보는 일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사물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본질을 파악하려면 머리로만 생각해서는 부족하다.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전체적인 시각으로는 지나치기 쉬운 세세한 부분까지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세세한 부분을 소중히 다루는 것은 보습제를 피부에 바르고 완전히 흡수될 때까지 계속해서 어루만지는 것과 같다. 일이나 공부가 자신의 속으로 흡수되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절대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A4용지로 20쪽 분량의 데이터가 있다고 하자. 테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일은 꽤나 성가신 일이기에 그냥 후배에게 시키든지 외주 작업으로 돌려 버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이러한 단순 작업을 스스로 하려고 한다. 비록 단순히 숫자 1,000개를 입력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직접 숫자를 접하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보이지 않았던 사실이 보일 때가 있다. 멍하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데도 한순간에 ‘어? 어딘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것이 자신의 피부로 느낀 것, 즉 피부 감각이다.
사실 본질적인 것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 속에 조용히 묻혀 있을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 제3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어서는 본질을 잡아낼 수 없다. 본질을 파악하려면 오로지 직접 뛰어드는 것이 빠를 때가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일을 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피부로 직접 느끼며 해 나아갈 때 몸으로 익히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