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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42>--가장 웃긴 코미디언과 체스 자매(2)

리첫 2022. 4. 28. 21:28

 

가장 웃긴 코미디언과 체스 자매(2)

 

한 예로 코미디언 크리스 록에 대해 생각해보자. 한 해의 마지막인 1231, 크리스 록은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2만여 명 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멋진 공연을 펼쳤다. 그는 이 공연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크리스 록은 오랫동안 코미디계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사람을 웃기는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에 그 수많은 관중을 웃음바다에 빠트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짐작하기가 쉽다. 타이거 우즈나 빌 클린턴, 톰 브래디(Tom Brady)처럼 크리스 록 역시 유전적으로 지금 하는 일을 하도록 타고난 듯 보인다.

 

이 신문 기사는 마치 신선한 영감의 불꽃 운운하는 뻔한 사례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기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그와 정반대다. 이 기사는 크리스 록이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어떻게 준비했는지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관중석에서 첫 웃음보가 터지고 그 웃음의 물결이 무대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자리까지 번졌을 때 제일 태연했던 사람은 아마 크리스 록 자신이었을 것이다. 그는 수개월 동안 뉴저지, 뉴욕, 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클럽들을 돌며 선보였던 연기들을 잘 조합시켰다. 참담한 실패들로부터 얻은 귀중한 코미디 소재들을 추려 1분에 한 번씩 사람들을 웃게 만들 두 시간 분량의 공연을 완성한 것이다.

 

크리스록이 투어 준비를 위해 뉴저지주 뉴브런즈윅의 스트레스 팩토리라는 코미디 클럽에서 했던 쇼는 그에게 세 번의 에미 상 수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스트레스팩토리 사장 비니 브랜드(Vinnie Brand)는 크리스 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관객들이 바로 자신의 무대이기 때문에 웃어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준비해 온 소재들을 수없이 반복하고 쳐내고 다듬습니다. 여러 가지 소재를 이어 붙인 공연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말이죠. 그는 아직도 위대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열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 짧은 기사에서 우리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모든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 록은 자기 스스로 공연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 소형 클럽 공연을 통한 연습을 설계했다. 그는 이미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자기 훈련을 설계할 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또한 무대에 설 때마다 같은 소재를 수없이 되풀이하는 고도의 반복은 그 효과가 특히 뛰어났다. 직업의 특성상 피드백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즉각적이고 지속적이며 잔인할 정도로 정직한 관객들의 반응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크리스는 이런 방식을 선택해 거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새로운 소재가 관객들에게 안 통할 때가 많았던 만큼 그 과정이 재미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연습의 결과는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성황리에 끝난 공연으로 확인됐다.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만약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크리스가 제일 웃긴 사람이 아니라면, 제일 웃긴 그 녀석은 정말 제대로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