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원리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증거를 살펴봄으로써 평범한 사람이 올바른 연습을 통해 성과를 높이고 나아가 위대한 성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 의문이 풀리지 않는 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이론적 틀이 완전히 설득력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그 원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엔진이 자동차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과 비슷하다. 엔진이 자동차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작동 원리를 모르면 자동차를 더 빨리 달리게 할 수 없고 효율을 높일 수도 없다. 자, 그렇다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원리는 무엇일까?
앞에서 살펴보았듯 연습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는 과정이다. 이를 좀 더 명확히 밝히려면 연습의 어떤 작동 원리가 위대한 성과자들을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긴장시키고 단련시키는지 알아야 한다. 이것을 밝히고 나면 비즈니스나 스포츠 등 분야에 상관없이 정답은 똑같고, 그 답은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위대한 성과자들에게 연습이 미치는 가장 중요한 효과는 사람들이 대부분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계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습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인식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개인의 한계를 넘도록 해 준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으로 여러 해를 보내면 실제로 몸과 뇌가 변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위대한 성과자가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비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정말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처음부터 다르지 않았다. 또 그런 변화가 저절로 일어난 것도 아니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주된 방식을 알아보자.
최고의 선수들은 더 많은 것을 본다(1)
말콤 글래드웰(Malcome Gladwell)은 <블링크(Blink)>에서 테니스 코치 빅 브레이든(Vic Braden)을 언급하면서, 선수가 언제 더블폴트(double-fault, 테니스 경기에서 2회 연속 서비스 실패로 인해 실점하는 것)를 할지 예측하는 그의 비상한 재주를 소개했다. 테니스에서 공격 선수에게는 규칙상 두 번의 서브 기회가 주어진다. 브레이든은 선수가 첫 번째 서브에 실패하고 두 번째 서브를 할 때 공을 허공에 던진 다음 라켓이 공에 닿기 전에 그 서브가 폴트인지 아닌지 예상해 냈다. 그리고 예상은 거의 항상 적중했다. 당시 브레이든은 오랫동안 현역에서 활동했던 선수 출신의 유명한 코치였다. 브레이든은 글래드웰의 책에서 본인의 능력이 당황스러우며 어떻게 그런 능력이 생겼는지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글래드웰은 애써 그 능력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흥미로운 수수께끼로 남겨 두었다.
브레이든에 관한 연구는 아직 행해진 적이 없다. 따라서 그가 어떻게 더블폴트를 예상하는지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들에 관한 한 연구에서 이 수수께끼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뛰어난 테니스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보통 수준의 선수들보다 서브가 어디로 들어갈지 더 빨리 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꽤 명확히 밝혀져 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탁월한 성과자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남자 테니스 선수가 서브한 공의 속도는 시속 240킬로미터 이상이다.(엔디 로딕<Andy Roddick>이 보유한 최고 기록은 시속 249킬로미터다.) 그 속도로 날린 날린 공이 상대편 서비스라인까지 날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0.25초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서브를 받으면 고개를 돌려 눈앞에 지나가는 공을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선수들은 이런 공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 낸다. 여기서 우리가 쉽게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0.25초 동안 공이 오는 것을 보면서 그 공이 떨어질 자리로 미리 가 있을 만큼 그들의 반응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