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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56>--7장 실생활에 적용하기

리첫 2022. 6. 1. 18:18

 

7장 실생활에 적용하기

 

프랭클린의 정교한 글쓰기 연습(1)

 

데이비드 흄(David Hume)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미국의 가장 위대한 저술가로 꼽는다. 그렇다면 자연히 그가 어떻게 그토록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가 자서전을 통해 밝힌 비결은 우리 대부분이 학창 시절에 읽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게 된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의 이야기에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중요하고 교훈적인 몇 가지 요소가 있다.

 

10대 때 프랭클린은 스스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프랭클린이 여성의 교육에 관해 존 콜린스(John Collins)라는 친구와 주고받은 편지를 발견했다. 콜린스가 편지에서 밝힌 논점은 날 때부터 여성이 남성보다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고, 프랭클린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버지는 먼저 아들의 편지가 철자법과 구두법 면에서 콜린스의 편지보다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그런 다음 보완할 부분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중에 프랭클린은 이렇게 회상했다. “몇 가지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 콜린스는 우아한 표현이나 조리 있게 풀어내는 글솜씨, 명료함 면에서 나보다 뛰어났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점은 프랭클린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조언한 방법, 다시 말해 일단 칭찬을 한 다음 실제 근거를 들어 비판하는 방법이다.

 

프랭클린은 아버지의 지적에 자극을 받아 몇 가지 해결책을 실행에 옮겼다. 일단 그는 조지프 에디슨(Joseph Addison)리처드 스틸(Richard Steel)이 일간지 형식으로 발행한 문예비평지 <스펙테이터(Spectator)>에서 본으로 삼을 만한 뛰어난 산문들을 골랐다. 여기까지는 우리 중 누구라도 보일 법한 반응이다. 하지만 그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할 계획에 착수했다.

 

먼저 프랭클린은 자신이 고른 글을 읽고 각 문장의 의미를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록했다. 그러곤 며칠 뒤에 그 기록을 보고 각 문장의 의미를 자기 문장으로 바꿔서 표현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면 자기가 쓴 글을 원래 글과 비교해 가며 실수를 찾아내 고쳐 쓰기를 반복했다.

 

프랭클린이 발견한 자신의 약점 중 하나는 빈약한 어휘력이었다. 이 약점을 발견한 뒤에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리듬과 운율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하는 시 창작이 어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스펙테이터>에 실린 산문을 시로 바꿔 쓰는 연습을 시작했다. 완성된 시가 기억에서 잊힐 때쯤 되면 이번에도 다시 자기가 쓴 시와 원래 산문을 비교했다.

 

프랭클린은 훌륭한 글의 핵심이 글의 구성임을 깨닫고 구성 능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생각해 냈다. 우선 그는 앞서처럼 각 문장의 의미를 간단히 기록했는데, 이번에는 낱장의 종이에 따로 작성했다. 그런 다음 그 종이들을 아무렇게나 섞어 글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몇 주 동안 한쪽에 밀쳐놓았다. 때가 됐다 싶으면 새로운 글을 쓴다는 기분으로 그 종이들을 원래대로 배열했다. 여기서도 이 작업이 끝나면 원래 글과 비교하여 많은 실수를 찾아내 바로 잡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프랭클린의 훈련 방식이 훌륭하게 계획된 연습 원리와 여러 면에서 부합한다는 점이다. 프랭클린에게는 그를 이끌어주는 스승이 없었지만 대신 아버지가 그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넘어선 글을 찾아내 사실상 그 글들을 스승으로 삼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마 더 나은 스승을 찾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스펙테이터>에 실린 글들은 프랭클린이 쓰고자 하는 매력적이고 시사적이며 혁신적인 글쓰기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문예지는 첫 발행 이후 거의 200년 동안이나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프랭클린은 자기 글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고 그 개선 방안을 모색했는데, 이것이 바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핵심이다.